(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금융위원회가 회계·감사 지배구조가 우수한 기업에 3년간 감사인 주기적 지정을 유예하는 방안을 시행한다. 감사인 주기적 지정 유예를 신청할 수 있는 749곳의 기업 중 5%에서 최대 10%가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위는 31일 '회계·감사 지배구조 우수기업 주기적 지정 유예방안'을 통해 이러한 내용을 밝혔다.
지난 2017년 정부는 외부감사인 주기적 지정제를 도입했으나, 회계 실무에 대한 부담을 키웠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금융위는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도의 큰 틀은 완화 없이 유지하는 대신 우수 기업을 선별해 부담을 줄여주는 인센티브 대책을 내놨다. 우수 기업에 대해 기존 감사인 자유선임 기간을 6년에서 9년으로 늘려주는 내용이 핵심이다.
금융위는 회계·감사 관련 지배구조 우수기업을 선정하는 구체적인 기준을 발표했다. 회사가 당국에 지정유예 심사를 신청하면,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회를 거쳐 최종적으로 증권선물위원회가 유예 대상을 선정한다.
주기적 지정유예 심사를 신청할 수 있는 회사는 상장사 중 감사위원회를 설치하고, 신외부감사법 시행 후 1년 이상 지정감사를 받은 곳이다. 최근 3년 내 횡령·배임 등 관련 법령을 위반했거나, 회계 신뢰성이 결여된 곳은 포함되지 않는다. 당국 추산에 따르면, 상장사 중 총 749곳이 감사위원회를 설치했다.
금융위는 우수기업 선정을 위해 총 5대 분야, 17개 항목의 핵심 지표를 평가 기준으로 세웠다. 정량화된 평가항목과 배점 제도로 절대평가를 진행하며, 전체 1천점 만점 중 800점 이상을 획득한 회사는 지정유예 대상이 된다.
[출처 : 금융위원회]
5가지 분야 중 감사 기능 독립성 분야에 대한 배점이 300점으로 가장 크다. 내부감사위원을 2명 이상 분리선출할 경우 200점을 획득할 수 있으며, 1인의 경우에는 100점이다. 이 밖에도 내부감사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사업연도 개시 전 감사 계약을 체결하면 각각 50점씩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감사기구의 전문성과 감사지원조직 실효성 분야에 각각 200점, 250점이 배정됐다. 감사위원회가 얼마나 독립적으로 구성됐는지를 평가하며, 감사위원회가 회사에 대한 감사 업무를 적절히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 조직의 적절성을 판단한다.
이 밖에도 감사인 선임 절차 투명성(150점)을 살피고, 회사의 회계투명성 제고 노력(100점)을 정성 평가한다.
내년 신설될 밸류업 우수표창 기업은 50점의 가점을 받을 수 있으며, ESG기준원 지배구조 평가 등급 우수기업, 코스닥 대상 등에 대해선 5% 이내에서 가점을 부여한다.
금융위는 내년 1분기 중 민간 평가위원회를 구성하고, 평가 기준에 따른 법령 개정을 거쳐 오는 6~7월 중 접수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후 내년 3분기 중 평가위원회의 평가와 증선위 의결을 거쳐 유예대상을 결정한다.
만약 지정 유예를 신청해 선정된 기업의 경우, 자유선임 기간 혹은 감사인 지정 기간과 상관없이 원하는 시점에 3년간 주기적 지정 유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주기적 지정제 유예방안은 2025년부터 3년간 운영되나, 지정감사제도 재검토 여부와 관계없이 선정 기업에 대한 혜택은 유지된다.
예를 들어, 내년 중 지정제 유예 대상에 선정된 기업 가운데 현재 주기적 지정감사가 진행 중인 곳은 최초로 도래하는 주기적 지정 시기인 2033년부터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태현수 금융위 회계제도팀장은 제도 시행 효과에 대해 "시뮬레이션을 통해 특정 지표 하나의 충족만으로 지정 유예에 선정되는 경우가 없도록 했다"며 "내부적으로 살펴본 결과 750여개 기업 중 5~10% 정도가 유예 신청 기준을 충족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태 팀장은 "시뮬레이션 내용에 따르면, 현재 35~40곳은 굉장히 높은 점수로 무난히 기준을 통과할 것으로 보이고, 추가로 80개 기업은 개선 노력을 통해 기준점을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위는 2027년 주기적 감사인 지정 제도를 원점 재검토한다. 논의 결과에 따라 2028년 중 법·제도 개선을 진행할 예정이다.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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