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맥스 POLL] 1분기 유가 71달러대 박스권…상·하방 압력 상존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국제유가는 2025년 1분기에 71달러대의 박스권에서 제한적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수요 증가 흐름 속에 대규모 공급 및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등 상·하방 압력이 상존할 전망이다.
2일 연합인포맥스 컨센서스 종합(화면번호 8852)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올해 1분기에 배럴당 71.54달러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집계됐다.
2025년 2분기와 3분기까지 71.65달러 부근에서 머물다가 4분기에는 70.11달러로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번 조사에는 국내외기관 21곳이 참여했으며 2024년 12월 3일부터 26일까지 집계됐다.
1분기 WTI 전망치 중 가장 높은 가격은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제시한 배럴당 86달러였다. 가장 낮은 전망치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로 배럴당 64달러를 예상했다.
2025년 2월물 WTI 가격은 작년 4월 12일 87.67달러로 고점을 찍은 후 등락을 반복하다 작년 9월 10일 65.27달러까지 떨어진 바 있다. 이후에도 등락을 거듭하다 70달러대에서 아래위로 움직였다.
최근 뉴욕 유가는 미국의 원유 재고가 시장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면서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스라엘이 친이란 예멘 반군 후티의 주요 시설을 타격하며 전선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지정학적 우려를 자극하며 유가 상승을 거들었다.
또한, 미국 동부 지역에서 강추위가 예상되고 우크라이나발 공급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천연가스 가격이 뛰어오르자 국제 유가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지난해 하반기 유가 하락 요인이었던 중국의 내수 붕괴론은 당국의 '바주카포식' 경기부양책에 따라 소실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사상 최대인 3조위안 규모의 특별 국채를 발행하며 지방정부 특별채권의 용처도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인민은행(PBOC)은 올해 초 지준율과 금리 인하를 대폭 낮춰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우 전기차 침투율 우려가 존재하지만 에너지 전환에 따른 석유 수요 위축은 아직 어불성설"이라며 "트럼프의 중재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식되더라도 러시아의 석유 수출량이 제재 시점부터 현재까지 변동 없이 유지돼 유가 하락 요인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올해 유가의 상방과 하방 압력이 모두 상존하는 만큼 완만한 조정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완만한 수요 증가와 수요를 뛰어넘는 대규모 공급, 중동 분쟁 완화 등이 겹치면서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하강 국면에서의 원유 수요 둔화에 더해, 차기 트럼프 행정부는 미 셰일 기업들의 증산을 유도하면서 글로벌 원유시장 과잉 공급 국면을 가속할 전망"이라며 "트럼프발(發) 대이란 제재 강화 등 유가 상방 리스크는 잔존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및 중동 전쟁 또한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 유가 상방 압력을 상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인 OPEC+(OPEC플러스)는 올해 1월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던 원유 증산을 3개월 연기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OPEC+의 증산 시점 지연에도 미국을 필두로 'NON-OPEC' 국가들의 원유 생산 늘어나며 2025년 내내 초과공급 국면이 이어질 수 있다"며 "글로벌 원유 수요에 대한 기대감이 제한적인 가운데 중국의 전기차 침투율 상승 등 구조적인 원유 수요 둔화 요인들도 상존하고 있어 유가 상승 요인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올 1분기 브렌트유 전망치는 배럴당 74.39달러였다. 오는 2분기와 3분기에는 74.46달러와 74.82달러로 소폭 오르다가 4분기에 73.58달러로 하락할 전망이다. 모두 18개 기관이 참여했다.
1월 미국 동부 지역의 기온이 평균보다 상당히 낮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천연가스 가격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미국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1분기에 100만BTU(열량 단위)당 3.23달러 수준으로 추정됐다. 오는 2분기와 3분기, 4분기 전망치는 3.33달러와 3.56달러, 3.79달러로 우상향 추세다.
천연가스 2월물 가격은 작년 12월 30일 4.20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4일 2.72달러까지 떨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오른 수준이다.
우크라이나가 자국 영토를 통한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유럽 공급을 작년 말부터 중단하기로 하면서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1월 미국 동부 지역 강추위 예보도 영향을 미쳤다.
JP모건이 올해 1분기 3.55달러로 천연가스 가격 전망치를 가장 높게 제시했고 TD증권은 2.75달러로 가장 낮았다.
김광래 삼성선물 연구원은 "올해 미국 내 생산량은 꾸준하게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LNG 캐파 증가로 전반적인 수요 기대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상외의 한파 발생으로 수요가 증가하거나, 러시아의 공급 차질 이슈가 다시 부각될 경우 겨울철 천연가스 가격 급등이 연출될 수 있다"며 "타이트한 수급 상황을 반영해 올해는 작년보다 상승 압력이 소폭 우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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