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9% 성장 전망 하방 위험 사실이지만, 위기로 보는 것은 과해"
"통화·재정정책 진통제로만 사용하면 부작용 커질 수 있어"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통화정책 변수의 상충 관계가 확대되는 만큼 기민하고 유연하게 정책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올해 예상했던 1.9% 성장의 하방 위험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과거 위기 상황과 같이 보는 것은 과하다면서 주요국 성장과도 비슷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단기적으로 신축적이고 유연하게 통화정책을 운용하더라도 구조개혁과 가계부채의 건전성 관리 등의 원칙도 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화·재정정책을 일시적인 진통제로만 사용한다면 과거의 잘못을 반복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내놨다.
이 총재는 2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우리 경제를 둘러싼 여건은 어느 때보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 경제가 직면하는 환경에 대해 "대외적으로는 미국 신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이 본격화될 경우 글로벌 교역이 위축되면서 수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미국 경제의 호황 지속으로 연준 금리인하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면서 환율 변동성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이어 "국내 상황은 더 엄중하다"면서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로 가계부채 흐름은 안정되었지만, 금리인하가 계속될 경우 불안 요소로 발전될 수 있으므로 비상한 경각심을 갖고 점검해 나가야 하며, 정치 상황의 전개에 따라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어려워진 대외여건과 중첩되어 경제에 주는 부정적 영향이 증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 "유달리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통화정책은
상황 변화에 맞추어 유연하고 기민하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면서 "물가, 성장, 환율, 가계부채 등 정책변수 간 상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따라서 통화정책은 입수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내외 위험 요인들의 전개 양상과 그에 따른 경제 흐름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금리인하 속도를 유연하게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과 관련해 이 총재는 "지난해 11월 올해 성장률을 1.9%로 전망했지만, 하방 위험이 커진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이 총재는 하지만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의 성장률이긴 하지만 현재의 잠재성장률 2%나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 이상인 26개국의 성장률 전망 평균인 1.8%와 유사한 수준"이라면서 "우리가 처한 상황을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 위기와 같은 상황으로 보는 것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지원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라면서도 "하지만 2%를 밑도는 성장률의 절대 수준만을 과거와 비교하면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고통을 줄여주는 진통제로만 사용한다면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적인 부양과 함께 고통스럽더라도 구조조정 문제에 집중해서 중장기적으로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총재는 이어 "단기적으로는 신축적이고 유연하게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가운데 한은의 누군가는 왜 통화정책 목표 간 상충관계가 갈수록 심화되어 통화정책의 손발을 묶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는지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우선 신산업 출연이 정체된 우리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의 매출액 상위 15대 기업을 10년 전과 비교하면 미국은 7개 기업이 신규로 진입한 반면 우리는 2개 기업만이 바뀌었고, 그중 신산업을 통해 성장했다고 볼 수 있는 기업은 1개에 불과해 사실상 신규 진입이 거의 없었다고 할 수 있다"면서 "창조적 파괴 과정에 수반되는 사회적 갈등을 관리하기보다 안정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회피해왔기 때문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또 가계부채 관리 지속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올해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가계부채 관리를 좀 미루고 경기 부양에 더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그렇게 하면 당장의 경기둔화 고통을 줄이고자 미래에 다가올 위험을 외면해 왔던 과거의 잘못을 반복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비부동산 가계부채 및 비수도권 부동산 대출에 대한 미시적 조정을 검토할 수는 있겠지만, 거시적인 관점에서 가계부채 증가율을 명목성장률 내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거시건전성 정책 기조는 흔들림 없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jwoh@yna.co.kr
오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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