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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덫] 코로나19보다 위축된 상가거래, 경매시장도 한산

25.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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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윤영숙 기자 = 경기 불황의 그림자가 소상공인을 덮치면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상가가 외면받고 있다.

상가 거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창궐했던 2020년의 절반 아래로 떨어졌고 법원 경매시장에서도 5건 중 1건 정도만 주인을 찾아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투자보다는 차라리 현금을 보유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6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전국 상가거래량은 2천830건으로 집계됐다. 2018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분기별 상가거래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2018년 6천719건에서 2019년 1분기 5천155건으로 떨어졌으나 점차 회복세를 띠면서 2021년 2분기에는 9천583건까지 상승했다.

2022년 하반기 급작스러운 금리인상의 충격으로 같은 해 4분기 4천689건까지 떨어졌으나 2023년 말 7천22건으로 회복하는 듯하더니 이후 계속 내리막을 탔다.

코로나19가 창궐하며 소상공인들이 타격을 입었던 2020년에도 상가는 분기별로 6천건 이상 거래됐으나 지난해는 1분기 5천230건, 2분기 3천623건, 3분기 2천830건 등 내리막을 탔다.

전국 상가거래량 추이

[출처: 부동산R114]

법원 경매시장에서도 상가는 주인을 찾기 어려웠다.

부동산 경공매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업무상업시설 낙찰률은 19.37%로 파악됐다. 다섯차례를 제외하면 낙찰률은 20%를 넘지 못했다. 낙찰률은 경매 진행건수 대비 낙찰 건수를 의미한다.

평균 응찰자수도 2~3명에 그쳐 투자자의 관심도 낮았고 그나마 낙찰된 물건도 감정가격의 절반을 조금 넘는 데 그쳤다.

전국 업무상업시설 법원경매 추이

[출처: 지지옥션]

작년 12월 서울 서부지방법원에서 낙찰된 마포구 망원동의 한 상가는 감정가격 9억5천만원이었으나 4억원이나 내린 5억5천만원에 낙찰됐다. 같은달 중앙지법에서 낙찰된 서초구 양재동의 한 상가는 감정가 10억9천만원이었으나 30% 수준인 3억6천만원에 낙찰됐다.

최근 내수 부진 상황을 고려할 때 이런 상가 거래 부진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우려됐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지난 12월 발간한 'KDI경제동향'에서 우리 경제에 대해 "상품소비와 건설투자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내수 회복이 제약되는 모습"이라며 "상품소비의 감소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개인사업자의 연체율 상승세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의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매판매는 11월 들어 3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서기는 했으나 상황을 되돌리기에는 아직 부족했다.

소매판매액지수 전년동기대비 증감률은 지난 2022년 이후 계속 마이너스를 가리키고 있었고 소비심리지수도 기준선인 100 부근에서 소폭 등락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소매판매액지수와 소비자심리지수

[출처: KDI경제동향 2024.12]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부동산 침체와 시중은행 고금리로 인한 수익률 감소, 내수경기 불황으로 임대시장마저 위축되면서 업무상업시설 경매물건이 쌓이고 있다"며 "시중은행 금리 인하 및 내수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한 경매물건 적체현상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상가시장은 자영업이 굉장히 침체된 상황"이라며 "자영업 시장이 뚜렷하게 회복될 요소가 없다 보니 상가 시장은 내년에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차태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가계대출 연체율 증가는 상가의 주요 수요층인 자영업자 위기의 선행지표이기 때문에 상가 공실률의 증가로 번질 수 있다"며 "이런 시기에는 상가 투자를 하지 않는 것도 전략일 수 있다"고 말했다.

차태희 책임연구원은 "2025년은 상가에 대한 리스크가 가장 커질 시기로 판단된다. 2024년 거래량이 크게 감소한 상황이며 반등할 수 있는 시장 모멘텀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spnam@yna.co.kr

남승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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