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태영 사태와 다른 건설사 개별 이슈 성격 강해"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법정관리를 신청한 신동아건설이 지난해 시장을 혼란케 한 태영건설 사태를 떠올리게 하지만, 금융당국의 판단은 사뭇 다르다.
수분양자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규모가 크지 않은 데다, 시장성 차입도 없어 과거 태영건설과 같이 관련 업계와 시장에 도미노 부실을 야기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 워크아웃 졸업 5년 만의 법정관리行
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일 신동아건설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법원은 향후 2주 안에 신동아건설이 제출한 보전처분 신청서와 포괄적 금지명령 신청서 등을 검토해 법정관리 여부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1977년 신동아그룹 계열사로 세워진 신동아건설은 1980년대만 해도 여의도 63빌딩과 LG 광화문 빌딩 시공사로 유명했다. 1989년 신동아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파밀리에'라는 브랜드의 주택사업을 견실히 해왔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자금난이 심해졌다.
2010년, 이명박 정부 시절 3차에 걸쳐 단행된 건설사 구조조정으로 신동아건설은 이미 한차례 워크아웃을 진행, 2019년 11월 이를 졸업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며 재차 자금난이 심해졌고, 결국 지난달 만기가 도래한 60억원 규모의 어음을 막지 못한 채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다.
이미 지난 2023년 말 기준 신동아건설의 부채비율은 428.75%를 기록했다. 업계가 내다보는 적정 수준은 200% 안쪽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자금난이지만 이번 사례는 지난해 태영 사태와는 다른 건설사 개별 이슈 성격이 강하다"며 "한차례 워크아웃이 이미 진행했던 만큼 신용보강 과정이 쉽지 않았다. 사업 규모도 크지 않아 시장에 미칠 영향도 매우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 수분양자 이슈 없을 것…PF 사업장도 '태영 5분의 1'
통상 건설사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부가 가장 예의주시하는 부분은 수분양자와 PF 사업장, 그리고 협력업체 규모다.
우선 태영건설과 달리 수분양자 이슈가 극히 제한적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현재 신동아건설이 시공하는 분양보증 가입주택은 '검단신도시 파밀리에 엘리프'와 '평택 고덕 미래도파밀리에' 등 모두 7개 단지 2천899가구다. 보증금액은 총 1조1천695억원이다.
분양보증을 받은 현장은 주택 사업자가 부도나 파산 등으로 공사를 마치지 못할 경우 HUG가 계약금과 중도금을 대신 지급하거나 시공사를 교체해 공사를 마친다.
태영건설의 경우 전국 22개 단지, 총 1만9천869가구에 대한 분양이 진행된 상태였고, 이중 HUG가 보증하는 사업장은 14곳(1만2천395가구)에 불과했다.
PF사업장의 경우 13곳으로 역시나 태영건설(60곳)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자체 시행이 절반에 가까웠던 태영건설과 달리 신동아건설 PF 사업장 중 자체 시행이 이뤄지고 있는 곳은 한두 곳에 불과하다.
외상매출채권에 기반한 협력업체 역시 280개사 안팎이다. 태영건설의 경우 580개사가 넘었다.
◇ 금융권 익스포저 3천억 수준…시장성 차입 '0'
태영건설 사태를 떠올리는 시장의 가장 큰 우려는 단연 '차입'이다.
특히 부동산 업계에서 PF 대출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은 건설사나 시행사의 손쉬운 자금조달 창구로 쓰여왔다. 만기가 짧고 조달 비용이 낮은 덕이다. 투자자들 역시 시공사의 연대보증과 증권사의 신용보강으로 위험을 낮출 수 있어 PF-ABCP는 여러 생태계에서 유동성 공급 수단이 돼 왔다.
하지만 수십조원에 달하는 PF-ABCP는 태영건설은 물론 앞선 레고랜드 사태에서도 자금시장을 경색시키는 주된 배경이 됐다. 부실 건설사로 인한 줄도산 공포가 확산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다행히 신동아건설의 경우 PF-ABCP를 비롯한 발행한 회사채도 전무하다. 과거 태영건설 사태 때 빈번했던 차환 리스크를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금융권 익스포저 역시 3천억원 남짓으로 크지 않다. 태영건설의 경우 전체 익스포저가 4조6천억원에 달했다.
이중 은행권의 경우 대다수 담보가 설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아건설은 용산구 이촌동에 보유한 본사 건물도 소유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였던 태영건설과 달리 비상장사인 신동아건설은 증시에 미칠 영향도 없다.
금융당국 또 다른 관계자는 "업계 10위권 태영건설과 58위 신동아건설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며 "다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업계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 보이지 않는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앞으로도 시장에 미칠 영향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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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jeong@yna.co.kr
                정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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