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국내 밸류업 정책의 모범인 일본에서는 주주행동주의가 활발한 가운데 한국에선 캠페인이 줄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다이로 류시로 닛케이 선임기자는 7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일본에선 주주행동주의가 매우 활발하고 올해 그 영향력이 더해질 전망"이라며 "한국에선 캠페인이 급격히 줄어든 이유를 이해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지배구조 전문가로 통하는 코다이로 선임기자는 지난해 일본 내 행동주의 캠페인이 전년의 14건에서 51건으로 크게 늘어난 반면, 한국은 15건에서 9건으로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코다이로 선임기자는 일본 내 기업가치 제고 현황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특히 일본 기업간 상호출자가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일본에는 자이바츠(재벌) 해체 이후 기업간 상호적으로 주식을 보유하며 우호적인 관계를 맺는 게이레츠(계열)가 등장했다. 그동안 일본 재계의 상호출자는 기업가치 제고의 장애물로 지적받았다.
코다이로 선임기자는 "전체 시총 중 상호출자 규모의 비율이 1990년에는 50%였는데 이제는 10% 정도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 이사회의 구성 변화도 성과로 꼽힌다. 지난 10년간의 기업 지배구조 개혁의 결과, 사외이사를 3분의 1 이상 선임한 상장사는 2014년 6.4%에서 2024년 98.2%로 늘었다.
코다이라 선임기자는 노무라자산운용을 인용해 투자기관이 요구하는 사외이사 비중은 3분의 1을 넘어 과반수 이상으로 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세미나 패널토론에 나선 김우진 서울대학교 교수는 일본 경제산업성이 제시한 인수합병(M&A) 가이드라인을 높게 평가했다. 경제산업성은 우리나라 산업통상자원부 격이다. 그는 일본이 금융당국의 자본시장정책만이 아니라 산업정책으로도 기업가치 제고를 추동하는 게 부럽다고 밝혔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반주주 이익을 제고하는 방안 중 하나로 "배임죄 완화를 전제로 상법 개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연기금의 밸류업 역할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연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점검과 평가의무를 강화하고, 지배구조 개선 목적 펀드를 새로운 투자 클래스로 만들어 운용을 확대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김형균 차파트너스자산운용 본부장은 모자회사 동시상장 문제를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모자회사가 동시 상장된 경우는 글로벌 스탠다드와는 완전히 동떨어졌으나 한국과 일본에만 이런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동시상장 문제를 해소한 일본 히타치 사례를 들었다.
과거 히타치그룹 자회사 중 상장사는 22개에 달했으나 이제는 상장한 자회사가 없다. 상당수를 매각하거나 지분을 일부 파는 방식으로 연결 자회사에서 제외했고, 합병하거나 완전자회사로 만들어 상장 폐지하기도 했다. 이에 히타치 주가는 최근 4년간 급격히 상승했다.
김 본부장은 "모자회사 동시 상장이 없어지면 당연해 밸류에이션이 좋아질 수 있다"며 "이사회의 문화와 제도도 히타치 주가와 기업가치 상승을 이끈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ytseo@yna.co.kr
서영태
ytseo@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