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경상수지, 전망치 900억달러 흑자 무난히 상회할 듯
'고환율→수출기업 이익' 공식 약해져
(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윤은별 기자 =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7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전체 경상수지는 900억달러 이상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 7개월 연속 흑자 행진…반도체 수출 성장세는 둔화 전망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상수지는 93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월 97억8천만달러 흑자보다는 다소 줄었다.
대규모 상품 수지 흑자가 경상흑자를 이끌었다.
11월 상품수지는 97억5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571억달러)이 전년 같은 달보다 1.2% 증가했다. 다만 지난 10월의 4.0% 증가보다는 증가 폭이 둔화했다.
한은은 "반도체 등 IT품목 증가세 지속에도 석유제품, 승용차 등 비IT품목이 감소하면서 증가세가 둔화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수입(473억5천만달러)은 국제 유가 하락 등으로 전년 동월 대비 4.4% 줄었다. 지난달에는 0.7% 하락했는데, 하락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서비스수지는 20억9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전월(17억3천만달러) 대비 적자폭이 확대됐다.
특히 여행수지가 7억6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는데, 한은은 중국 국경절 연휴 효과 소멸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운송수지는 10월에는 2억달러 적자가 이어지면서, 전월의 2억3천만달러 적자보다 다소 적자 규모가 줄었다.
본원소득수지는 19억4천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배당소득수지 흑자가 6억달러를 기록해 전월 대비 흑자 폭이 축소됐다. 분기 배당 지급의 영향으로 나타났다. 이자소득수지는 14억7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전소득수지는 3억달러 적자를 보였다.
이를 종합한 지난해 1~11월 누적 경상수지는 835억4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280억7천만달러)의 세 배 가까이 되는 규모다. 2015·2016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큰 규모이기도 하다.
이에 한은은 지난해 총 경상수지가 기존 전망치인 900억달러 흑자를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산업통상자원부 통관 기준 수치 등을 보면 12월에도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상당 폭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최근 우려가 커지고 있는 반도체 산업 수출에 대해선 증가세가 다소 둔화할 수 있다고 봤다.
송 부장은 "고부가가치·고성능·메모리 반도체의 견조한 수요에 의해 반도체 수출 증가세는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2025년 들어선 수출 증가율은 올해보단 낮아질 측면이 있다. 통상환경 불확실성도 있고, 주력 품목을 중국과 경쟁도 해야 한다"면서 "그간 반도체 수출이 잘됐던 기저효과가 있어서 증가세는 둔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 금리 인하 기대 약화에 채권 투자 축소
금융계정은 97억6천만달러의 순자산 증가를 기록했다. 전월의 129억8천만 달러 증가보다 소폭 줄었다.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는 3억9천만달러 증가했다. 지난 10월의 29억1천만 달러보다 증가 폭이 대폭 줄었다.
주식의 경우 10월 4억1천만달러 감소에서 11월 7억달러 감소로 감소 폭이 더 커졌다. 2개월 연속 순매도 추세다.
채권(부채성증권)에 대한 투자는 10억9천만 달러 증가했는데, 10월의 33억2천만달러 증가에 비해 축소됐다.
한은은 "미 대선 결과에 따른 금리인하 기대 약화 등으로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국내 주식투자는 32억7천만달러 순매도를 기록했다. 전월(-32억2천만달러)과 유사하며, 4개월 연속 순매도 흐름이 이어졌다.
반면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순투자를 이어갔다. 11월에 11억5천만달러 유입됐다.
내국인의 해외직접투자는 28억4천만달러 증가했다. 10월의 2억8천만달러에 비해 규모가 크게 늘었는데, 한은은 지분투자 중심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는 100만달러 감소했는데 무역신용을 중심으로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타투자에서는 자산이 37억5천만달러 줄고 부채도 49억7천만달러 줄었다.
준비자산은 15억8천만달러 증가했다.
파생금융상품은 15억9천만달러 늘었다. 환율 급등의 영향으로 해석됐다. 수출기업 등의 선물환 매도 포지션이 환율 급등기에 만기 도래하면, 그동안 평가 손실로 누적됐던 파생상품 부채가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
한국은행
◇ "고환율 따른 수출기업 이익 논리 약화"
환율이 급등하면 수출기업이 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전통적인 논리는 최근 들어 약해졌다고 한은은 평가했다.
상당 규모의 생산시설이 해외로 이전된 데다 한국 수출 경쟁력이 가격 중심에서 기술 등으로 옮겨가면서다.
오히려 달러 강세로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면 수출엔 악재일 수 있다.
송 부장은 "최근 생산시설 해외 이전으로 수출의 환율 탄력성이 과거보다 약화했다는 분석이 있다"면서 "한국 수출 경쟁력이 옛날엔 가격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기술·브랜드 등 비가격 중심으로 변화했기 때문에, 과거같이 환율로 수출이 잘된다는 측면보다는 품질·브랜드·기술 경쟁력 중심으로 파악해야 할 듯하다"고 했다.
이어 "최근 환율 상승의 특징 중 하나가 달러 강세"라면서 "글로벌 투자·수입 수요가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는 약화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이나 주요 수출 대상국 경기 방향이 좀 더 영향을 미칠 듯하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은 수출 불확실성을 키울 것으로 언급됐다.
주요 관세 부과 대상국으로 언급된 멕시코, 캐나다 등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 생산이 영향을 받아 본원소득수지가 감소할 수 있고, 이들에게 수출하는 국내 기업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송 부장은 "(트럼프 행정부 정책이) 중국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서 대중 수출이 감소할 수 있지만, 최근에는 중국과 한국이 보완관계에서 경쟁 관계로 전환되는 면도 있어서 반사효과를 받을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jhson1@yna.co.kr
ebyun@yna.co.kr
윤은별
ebyun@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