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이상 신호가 포착됐다. 장기간 매매가격을 뒷받침하던 전세가격의 하락 전환, 신축에서 두드러진 매매가격 하락 폭, 3분의 1수준으로 줄어든 매매거래량 등 상승장에서는 보지 못했던 움직임이 나왔다.
10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1월 첫째 주(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01% 하락했다. 지난 2023년 5월 넷째 주(22일)에서 시작해 무려 86주 동안 이어왔던 상승 흐름을 마감했다.
전세가격 상승세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을 뒷받침하던 핵심 요인으로 지목됐다. 전세가격이 오르면 매매가격과의 격차가 줄어들면서 임차수요의 매수수요 전환을 촉진한다.
투자 측면에서도 전세 세입자가 있는 아파트를 매수하는 경우 실투자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거래를 활성화하는 효과가 있다.
부동산원은 입주 물량이 몰린 지역과 구축 아파트의 하락 거래가 전세가격 하락 전환을 불러온 것으로 풀이했다.
                                
            
[출처: 한국부동산원, 연합인포맥스 가공]
신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꺾인 것으로 의심되는 지표도 있었다.
부동산원의 연령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을 보면 서울에서는 신축에 속하는 5년 이하 아파트가 -0.37%로 큰 폭의 하락을 보였다.
서울 신축 아파트가 소수점 한자리의 하락을 보인 것은 역시 지난 2023년 5월 넷째 주 이후 처음이었다. 지수 수준은 101.3으로 작년 10월 첫째 주와 같았다.
최근 몇 년 동안 이른바 '얼죽신'으로 대변되는 신축 아파트 선호도 한풀 꺾인 것이 아닌지 의심할 수 있는 부분이다.
준신축에 속하는 5년 초과~10년 이하는 0.47% 올랐고 10년 초과~15년 이하는 -1.19%로 큰 폭의 하락을 보여줬다. 이 연령대에 속하는 서울 아파트가 1%대의 낙폭을 보인 것은 조사 이래 처음이다.
구축으로 진입하는 15년 초과~20년 이하 아파트는 0.20% 올랐고 20년 초과 아파트는 0.02% 내려 중간 연령 아파트보다는 양호한 흐름을 보여줬다.
신축으로서의 매력도 떨어지고 재건축을 기대하기에는 10년 이상이 남은 점 등 중간 연령 아파트는 타 연령대 아파트에 비해 여러모로 불리했다.
                                
            
[출처: 한국부동산원, 연합인포맥스 가공]
이런 가운데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점점 위축됐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작년 12월 아파트 매매거래는 2천399건으로 집계됐다. 거래량이 정점을 찍었던 작년 7월 9천216건과 비교하면 30% 수준에도 못 미쳤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매매거래 월별 추이를 보면 7월 이후 8월 6천506건에서 9월 3천158건으로 내려온 이후 3천건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직 신고 기간이 있는 만큼 12월 거래도 3천건대로 올라설 여지는 있다.
                                
            
[출처: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전망도 밝지는 않았다.
부동산원의 아파트 수급동향에 따르면 서울 매매는 97.0, 전세는 97.5를 가리켰다. 수급동향은 0에 가까울수록 공급우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우위를 나타낸다.
지수가 균형점인 100 아래라는 것은 아파트를 팔려는 사람이나 전세를 놓으려는 사람이 매수하려는 사람 혹은 임차하려는 사람보다 더 많다는 뜻이다.
spnam@yna.co.kr
                남승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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