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기자 = 올해 첫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앞두고 경기 판단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가운데 세 차례 연속 인하를 해야 할 정도의 상황인지에 대해 의견이 갈린다.
경기 둔화 국면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만 실제 지표로 확인되는 부분이 명확하지 않아서다. 이 때문에 금통위의 판단이 어느 때보다 까다로울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 소비심리 악화됐지만…지표 확인은 '아직'
15일 채권시장 참여자 상당수는 최근 경제 지표가 크게 둔화한 것은 아니라는 데 주목하고 있다. 이달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하게 된다면 경기 하방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이 강할 텐데 그 부분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세 차례 연속 인하가 단행된 지난 2008년 말과 비교하면 상황이 심각하게 나쁜 것은 아니라는 시각이 제기된다.
2008년 당시 금통위는 이른바 리먼 사태 이후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임시 금통위를 포함해 10월에 두 차례, 11월~2009년 2월 연달아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최근 가장 관심이 쏠리는 것은 소비 지표다. 계엄 사태와 탄핵 국면 등 정치 리스크에 좌우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여서다.
정치적 혼란 이후 소비심리는 크게 악화됐지만 실제 소비 둔화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는 제한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 88.4)는 전월 대비 12.3포인트 급락하며 팬데믹(2020년 3월) 이후 최대 폭 내린 바 있다.
반면 가장 빠르게 현재 소비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신용카드 사용액은 둔화세가 나타나고는 있지만 심각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한은은 이 정보를 지속해서 트래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통계청 나우캐스트에 따르면 신한카드 데이터를 기초로 국내 소비동향을 빠르게 파악하도록 구성된 '신용카드 이용금액' 지표는 지난달 마지막 주(21~27일)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계열을 다소 넓혀 12월 첫째 주부터 넷째 주까지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을 보면 7.3%→ -3.1%→ 2.8%→ -1.5%를 기록했다. 월별로 보면 플러스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정치 리스크 발발 이전 나타나던 흐름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이다.(그림 참조)
통계청
반면 2008년 신용카드 이용금액을 보면 9월 당시에는 전년 대비 25.9% 증가했다가 10월 6.7%, 11월 3.5%로 빠르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 뒤 12월 10.3%로 일부 증가했다가 2009년 1월 -3.4%, 2월 0.4%를 기록하는 등 눈에 띄게 약화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 수출도 증가세 지속…시장 고민 깊어져
한편 정치 리스크에 크게 좌우되지 않는 수출 지표는 더욱이 나쁘지 않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통관을 기준으로 한 올해 1월 1~10일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8%(5억8천만 달러) 증가했다. 지난달 수출이 6.6% 늘며 역대 12월 중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연초에도 증가세를 이어간 것이다.
금융위기 당시에는 분위기가 달랐다. 2008년 11월 수출액은 288억4천2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9.5% 급감했고 12월 17.9% 감소, 2009년 1월 34.% 감소 등 그 뒤 1년간 매월 마이너스 증가율을 이어갔다.
이 같은 지표를 손에 쥔 금통위의 고심이 깊어지는 이유다.
채권시장의 시각은 엇갈린다. 한 템포 쉬어가지 않겠냐는 신중론과 빠르게 인하해 통화정책 효과를 키우지 않겠냐는 의견이 나온다.
이번 달 금리 동결을 전망한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시스템 리스크까지 거론될 정도로 전 세계에 위기감이 팽배했고 역성장 우려도 강했다"면서 "그에 비교하면 현재는 역성장이 아닌 저성장을 우려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소비 심리가 크게 나빠진 것은 맞지만 실제 지표로 확인되고 있는 상황은 아니고 수출은 나쁘다고 이야기할 수준이 아니다"면서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것은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친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0월 첫 금리인하를 단행한 뒤 11월에도 연속 인하가 필요할 정도로 국내 경기의 하방 위험은 크다'며 "12월부터 지속되는 정치 리스크를 고려해도 1월에도 추가 금리 인하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jhkim7@yna.co.kr
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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