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지현의 채권분석] 다시 시작될 한미 커플링

[손지현의 채권분석] 다시 시작될 한미 커플링



(서울=연합인포맥스) 17일 서울채권시장은 전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곱씹으며 대외 이벤트로 시선을 옮기고자 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겠다.

전일 열렸던 새해 첫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동결했고 인하 소수의견을 낸 금통위원도 1인에 불과했으나, 시장이 2월 인하를 확신할 만큼 비둘기파적(도비시)이었다고 평가됐다.

다만 이창용 한은 총재가 현 환율 레벨에 대해서는 이례적으로 정상적이지 않다는 시각을 가감없이 드러내면서 당분간 달러-원 환율 주목도는 꾸준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글로벌 강달러 흐름을 제외하면 국내 정치적 요인으로 30원 정도 더 상승했다고 판단하며, 경제가 정치 프로세스와 분리돼 정상적으로 움직이게 되면 30원 상승분이 하락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통위 직전 환율이 하락 흐름을 보인 것에도 글로벌 약세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등 정치적 리스크 해소도 종합적으로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2월 금통위에서 이에 대한 추이를 중요하게 짚어볼 가능성이 높다.

다행히 환율은 이 총재 발언의 기준이었던 1,470원대에서 상당히 하락했으며, 1,450원대까지 눈높이를 낮춘 상황이다.

아울러 이 총재가 예고한 2월 경제전망 전 중간점검 차원의 보완 메시지도 다음주에 공개될 예정인데, 해당 메시지의 수위에 따라 2월 경제전망에서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 조정폭을 가늠해볼 수 있을 듯하다.

이처럼 굵직한 국내 이벤트는 우선은 일단락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제는 속속 예정되어 있는 대외 이벤트로 시선이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일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과 오는 30일 새벽 결과가 공개되는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을 앞두고 국고채 금리는 미 국채 금리에 연동되는 흐름이 더욱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이달 들어 미 국채 10년 금리는 1.3bp 상승했으나, 국고채 10년 금리는 6.1bp가량 하락하는 등 디커플링 추세가 확연하게 드러난 바 있다. 1월 금통위 기대감 등을 반영해 대외금리가 강하면 우리도 강하고, 대외금리가 약해도 우리는 강한 추세를 꾸준히 이어온 결과다.

이제는 미 국채 금리와 얼마나 동조화 흐름을 보일지가 관건이다. 외국인도 이제 1월 금통위가 마무리된 만큼, 글로벌 관점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우선 간밤에는 주요 매파인사인 크리스토퍼 월러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재차 비둘기파적인 발언을 이어가면서 시장 강세를 이끌었다.

월러 이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지표가 뒷받침한다면 올해 3~4번의 금리 인하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지표에 따라 3월 인하도 완전히 배제될 수 없다고도 언급했다.

이는 월러 이사의 직전 공개발언과 궤를 같이한다.

지난주 월러 이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강연에서 인플레이션이 중기적으로 2% 목표를 향해 계속 진전될 것이며 추가 인하가 적절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더해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 지명자가 간밤 상원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트럼프 2기 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해 협상 도구로 활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트럼프 관세가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할 정도의 상당하고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고 해석될 수도 있어보인다.

시장의 주목도가 높은 미국의 12월 소매판매 지표는 전월대비 0.4% 늘면서 시장 예상치(+0.6%)를 밑돌았다. 직전월 수정치 0.8% 증가와 비교해도 증가폭이 확연히 둔화했다. 다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전 거래일 미 국채 2년 금리는 3.60bp 내린 4.2320%, 10년 금리는 4.10bp 하락한 4.6140%를 나타냈다.

이제 이번달 말까지 이어질 글로벌 메인 이벤트들을 앞두고 대외금리 흐름과 이에 동조화될 국고채 금리 대응 움직임에 더욱 바빠질 듯하다.

특히 27일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생긴 긴 설 연휴가 점차 다가오고 있는데, 4거래일 휴장을 무사히 지나가기 위한 셈법이 복잡하다. 그간 긴 연휴 직후 글로벌 금리 흐름을 한꺼번에 반영하면서 시장이 급격한 움직임을 보인 경우가 적지 않다보니, 경계감도 짙게 나타날 수 있다.

이날 기획재정부가 오전 중 1월 최근 경제동향을 발표한다. 중국은 4분기 GDP 등 주요 경제지표를 다수 공개한다.

수급상 국고 50년물 입찰이 5천억원 규모로 진행된다. 다음주 월요일 국고 10년 입찰과 화요일 교환 입찰도 예정되어 있어 헤지 움직임도 나타날 수 있다. (금융시장부 기자)





jhson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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