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퇴직연금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지난해 은행권으로 20조원이 넘는 퇴직연금 자금이 유입됐다.
17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은행권의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225조7천68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200조원을 처음 돌파한 이후에도 10% 이상 적립금이 쌓인 셈이다.
지난 2021년 4분기 149조7천260억원이었던 은행권 퇴직연금 적립금은 2022년 4분기 170조8천255억원, 2023년 4분기 198조481억원 등 해마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퇴직연금 시장 성장에 힘입어 작년 4분기 증권업권의 적립금도 103조9천257억원으로 100조원을 넘었고, 보험업권도 97조4천975억원으로 100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45조9천153억원으로 가장 많은 적립금을 기록했다.
이어 KB국민은행 42조481억원, 하나은행 40조2천734억원, IBK기업은행 28조3천763억원, 우리은행 27조988억원 순을 나타냈다.
증가 규모로도 하나은행이 연간 6조5천747억원, 신한은행이 5조5천137억원, 국민은행이 5조2천216억원, 우리은행이 3조4천358억원씩 증가했다.
상품별로는 은행 개인형 퇴직연금(IRP)이 62조97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조7천24억원 늘었고,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은 8조6천825억원 증가한 70조3천214억원,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은 6조3천354억원 늘어난 93조3천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권으로 퇴직연금이 대거 유입되는 배경엔 고령화와 더불어 은행 상품의 안정성에 있다.
은행들은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및 ETF 자문 포트폴리오(EMP) 펀드 등 수익성 좋은 상품을 공급하면서도 정기예금이나 타깃데이트펀드(TDF) 등 안정성 높은 상품도 적극 취급하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퇴직연금 실물 이전 및 주식 호황 등 증권업계로도 머니무브가 일어나고 있지만 가입자들의 연금 개시 연령이 다가올수록 안정적인 상품을 원하기 때문에 은행 상품에 대한 관심도 크다"며 "업권을 가리지 않고 연금 시장은 지속해서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 입장에서도 퇴직연금과 같이 적립형 자산이 늘어난다면 수익 기반을 다변화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
은행들은 가입자들이 연금 계좌 내에서 상품을 매매하면 그에 대한 수수료를 얻을 수 있고, 누적 평잔에 대해 수수료율이 매겨지는 만큼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시장이다.
아울러 연금 수급 대상자가 늘어날 경우 수급 이후 관리비용까지 얻을 수 있어 향후 가장 중요한 시장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밸류업에 따라 위험가중자산(RWA)을 조정하면서도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올려야 하는 만큼 은행은 대출 외에 비이자이익 창출이 점차 중요해지는 상황이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전산 관리 비용 등 부대비용이 들어가지만, 자금 유입에 더해 기존 잔액 증가분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이익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ylee3@yna.co.kr
이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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