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지난 수년간 미래에셋을 옥죄어 온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대한 형사소송 1심에서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다.
3천만원의 벌금 수준에서 약식기소로 마무리될 사안이었지만 미래에셋은 '정면돌파'를 택했고, 이번 결과로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현경훈 판사는 지난 16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생명보험에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미래에셋이 부당한 이익을 특수관계인에게 귀속할 고의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최종적으로 판단했다.
애초에 미래에셋컨설팅을 제외한 다른 계열사는 금융사이기에 그룹의 사업에 필요하더라도 골프장 운영을 할 수 없는 점도 참작됐다.
재판부는 골프장 이용으로 미래에셋컨설팅에 일부 영업이익이 있다고 하더라도, 계열사를 동원해 단기적으로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안이 많았는데도 이를 시행하지 않았다는 점도 감안했다.
특히 영업손실이 나고 있는 골프장과 리조트 등 사업을 맡기는 게 특수관계인의 이익에 도움을 주긴 어렵다고 봤다. 선고에 앞서 진행된 공판에서 재판부는 검찰이 총수의 부당 이득 규모나 귀속 여부에 대해 충분히 증명하지 못했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이번 무죄 선고와 별개로 공정위의 과징금에 대한 행정 소송은 대법원 계류 중이다.
그럼에도 그간 발목을 잡아 온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일부 해소할 수 있는 이정표를 세웠다는 점에서는 의의가 크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5년 금융그룹 통합감독제도 도입이 논의되던 시기가 현재의 일감몰아주기 논란의 시발점이다.
당국은 미래에셋 등 일부 금융그룹의 지배구조를 점검하면서 미래에셋컨설팅과 관련한 일감 몰아주기 조사를 공정위에 요청했다.
조사를 마친 공정위는 총수의 사익편취 혐의로 박현주 회장과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는 수준까지 검토했다. 이에 당시 미래에셋증권은 받고 있던 발행어음 심사가 중단되는 등 당시 드라이브를 걸고 있던 사업 확장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다만 공정위는 몇 달간의 검토 이후, 혐의의 중대성이 크지 않고 총수의 직접적인 지시를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점에서 그룹 계열사 11곳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하는 수준으로 제재를 마무리했다.
형사 소송으로 상황이 반전된 건 과징금 부과 결정이 이뤄진 이듬해인 2021년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생명보험이 골프장을 보유한 중소기업에 피해를 줬다는 이유로 의무고발 요청을 결정했다. 2014년 시행된 의무고발요청제도에 따라 중기부가 고발을 요청한 건에 대해서는 공정위는 의무적으로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
결국 미래에셋의 일감 몰아주기가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일부 국회의원은 공정위가 검찰 고발을 면제해 준 덕분에 미래에셋이 발행어음업 인가를 획득하는 등 이득을 취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에 미래에셋은 논란을 씻어내기 위해 약식기소에 불복하고 정식재판을 요청하는 이례적인 선택을 했다. 당시 회사 측은 공정위에서 형사고발을 하지 않기로 결정할 사건을 중기부가 고발 요청했으며, 이에 검찰이 약식명령을 청구한 것에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미래에셋그룹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미래에셋의 윤리적 경영철학과 마케팅전략을 재확인한 것으로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공정한 시장 경쟁 질서를 준수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범적인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gepark@yna.co.kr
박경은
ge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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