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다음 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 시작으로 국내외 경제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은행 통화정책 경로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고강도 관세 정책을 밀어붙일 것인지부터, 재정 확대 등으로 인플레이션을 더 자극할 것인지, 달러 초강세 흐름을 저지할 것인지 등 다양한 변수가 국내 통화정책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17일 채권시장에서는 트럼프 2기의 정책들이 한은의 딜레마를 더욱 깊어지게 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 점진적 관세 예상…아니라면 경제 충격파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기 관세 등 그동안 주장해 온 정책에 대한 행정명령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교역국에 20%의 추가 보편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는 60% 관세 폭탄을 던질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다만 최근의 외신 보도 등에 따르면 관세를 매월 단계적으로 조금씩 올리면서 협상의 지렛대로 삼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진다.
한은도 가장 최근인 지난해 11월 경제전망에서 점진적 관세 시나리오를 가정했다.
한은은 대중국 관세는 모든 제품이 아니라 첨단 및 전략산업군을 대상으로 오는 2분기부터 60%의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예상했다. 보편관세의 경우 무역적자 상위 10개국을 대상으로 2026년 1분기부터 낮은 수준(10% 이하)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가정했다.
이런 가정하에 우리 경제가 올해 1.9%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재화수출(실질GDP기준)은 지난해 6.3% 증가에서 올해 1.5% 증가로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만약 트럼프 행정부가 이보다 공격적으로 관세 정책을 밀어붙이면 우리 수출의 추가 둔화가 불가피한 셈이다. 이미 하향 조정이 예고된 올해 성장률의 낙폭도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 경우 한은의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의 압박이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한은도 전일 통화정책방향문을 통해 향후 통화정책의 주된 목표가 경기 둔화 방어가 될 것이라고 선언하는 등 험난해질 경기 경로를 대비하는 모습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미국과의 금리 역전 폭이 기존의 최대치인 2% 이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견해도 표했다. 경기 상황이 극적으로 악화할 경우 연준이 금리를 내리지 않더라도 우리는 상당폭 인하로 대응해야 할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가는 괜찮을까…트럼프 '구두개입'도 주시
관세 정책 외에도 우리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들은 상당하다.
우선 신행정부가 관세 부과는 물론 재정을 통한 경기 추가 부양 지속하며 미국 내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것이란 우려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지금은 수면 아래로 내려간 국내 물가 상승 재발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한은의 한 관계자도 "역사적으로 인플레가 미국 내에만 머무르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경계감을 드러냈다.
이 총재도 전일 고환율과 유가의 상승 조짐 등을 거론하면서 물가가 불안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에는 통화정책의 경기 대응 여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 차기 대통령이 금리와 환율에 대해 직접적인 개입에 나설 가능성도 상당하다.
트럼프 차기 대통령은 1기 재임 기간 수시로 연준에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또 중국 등 주요 교역 상대국에는 자국 통화의 절상(달러 절하 효과) 압력을 넣었다.
물론 트위터 등을 통해 불쑥불쑥 제기되는 발언이 시장에 중장기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많지 않았지만, 마찰적 영향은 적지 않았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는 과거와 같이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금리 인하나 달러 외 주요 통화에 강세 압력을 행사할 경우 우리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연준의 금리 인하 추세가 유지되고, 원화가 현재의 약세 폭을 줄인다면 한은이 국내 경기에 대응해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데 숨통이 트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jwoh@yna.co.kr
오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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