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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부진 추경에 속 타는 한은…초유의 금중대 '현장발의'

25.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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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이 급속도로 악화하는 가운데 정치 불확실성으로 경기 방어막 역할을 해야 하는 재정의 역할도 제한되고 있어 한국은행이 다급해지는 모습이다.

한은은 환율 불안 탓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이례적으로 금융중개지원대출(금중대) 확대를 '현장발의' 형태로 결의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적정한 수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규모까지 직접 제시하는 등 재정의 신속한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초유의 금중대 현장발의…황건일 위원 주도

17일 한은에 따르면 전일 금통위의 금중대 5조 원 확대 결정은 현장발의 안건으로 상정돼 결정됐다.

한은의 규정에 따르면 금통위에서 보고나 의결되는 사안은 이틀 전 안건으로 상정되어야 한다. 상정되는 안건은 열석발언권을 가진 기획재정부에도 통보된다.

현장발의는 사전에 상정되지 않은 사안을 금통위 당일 논의 안건으로 올리는 것을 말한다.

통상 기준금리와 연동되는 금중대 금리 결정과 같은 사안이 현장발의 안건이다. 금중대 금리는 기준금리가 결정되어야 변동시키는 만큼 사전에 이를 정식 안건으로 올리지는 못하는 탓이다.

금중대 확대 사안의 경우에는 이전까지는 사전에 논의 안건으로 상정이 되고, 금통위 당일 최종 결정되는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이번에는 16일 금통위 본회의에서 금리 동결이 결정된 이후 황건일 금통위원의 제안으로 급하게 상정됐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금중대 확대가 현장발의로 처리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 "금리를 동결했지만, 경기를 보완할 필요성이 있는 데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달러-원 환율이 1,400원대 중후반을 넘나드는 위험수위라 기준금리를 내릴 수는 없었지만, 경기 상황이 매우 어려워진 만큼 금중대를 통해서라도 일정 부분 지원에 나설 수밖에 없는 여건이란 설명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추가 5조원 규모의 금중대 지원이 기계적으로 보면 금리 2~3bp 인하 정도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다만 "지방 저신용 중기 및 자영업자 대상 한정 지원이고, 이미 기존의 9조 원도 있기 때문에 그 효과는 상당하다고 본다"면서 "이자 부담 경감이 약 900억 원 정도 되기 때문에 적지 않은 숫자"라고 부연했다.

◇이창용, 규모까지 내며 추경 촉구…한시가 급하다

금중대를 현장발의로 처리할 만큼 한은은 우리 경제의 둔화 흐름이 심상치 않다는 위기감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원들은 이미 지난 11월 금통위 등 지난해 후반부터 한은은 재정의 경기 대응 필요성을 강하게 제시했던 바 있다.

연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국면과 항공기 참사 등 악재가 더해지면서 추경을 통한 경기 보강이 더 절실해졌지만, 정국 상황은 녹록지 않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의가 본격화하면서,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여·야 정치권이 순조롭게 추경을 합의하고 집행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그런 만큼 한은도 이례적인 언급을 내놓는 중이다.

이 총재는 전일 15조~20조원 규모의 추경이 적절한 것이라면서 빠른 추진을 촉구했다. 한은 총재가 재정, 특히 규모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경우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

위의 한은 관계자는 "올해 경기 둔화 폭을 조금이라도 더 줄이려면 추경이 최대한 빠르게 집행돼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 총재는 다만 추경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원론도 강조했다.

금통위 참석하는 이창용 한은 총재

연합뉴스

jwoh@yna.co.kr

오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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