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공급부족으로 역대급 가격 행진을 이어가는 미국 주택시장에서 월가의 기관투자자들이 손을 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높은 주택가격과는 별개로 충분한 수익률을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데 국내 주택시장에서도 이런 관점의 이동이 포착될지 주목됐다.
20일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 상장된 대형 주택임대업체 인비테이션홈스(Invitation Homes)와 아메리칸홈스포렌트(American Homes 4 Rent)의 주식 가격은 각각 자산가격 대비 35%와 20%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임대업체의 자산은 회사가 보유한 주택의 가격으로 간주할 수 있다. 따라서 이들 회사의 주가가 자산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현재의 주택가격이 고평가됐다고 월가가 생각한다는 이야기다.
인비테이션 홈스의 경우 회사가 보유한 주요 도시 주택의 평균 가격은 41만5천달러인데, 주가에 반영된 투자자들의 시각은 31만달러가 적정하다고 보는 셈이다.
데이터 기업 존 번스 리서치&컨설팅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1천호 이상의 주택을 보유한 미국 기관투자자 비중은 미국 전체 주택구매시장의 0.3% 이하였다. 코로나19가 창궐했던 2020년 2~3분기를 제외하면 7년 내 최저수준이었다.
월가의 큰 손들이 주택시장을 떠나는 이유는 수익률에 있었다.
이들은 투자 자본 대비 수익을 따지는 자본환원율을 척도로 투자 판단을 내리는데 현재 미국 주택시장의 자본환원율은 4% 수준으로 평가됐다.
최근 금리 상승으로 기관투자자들의 30년 만기 모기지 조달 금리가 6% 초반임을 생각하면 투자 매력이 거의 없는 수준이다.
국내에서도 이런 투자수익적 관점에서 주택시장을 평가하는 시각이 부상하고 있다.
건설 애널리스트 출신인 커넥티드 그라운드의 채상욱 대표는 "주위에서 집을 팔고 전세대출을 받아 전세 살면서 나머지 금액은 전부 달러에 투자하고 싶다는 분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최근 3년 평균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0.62%다. 5년 평균으로 확장하면 0.45%가 나온다.
서울아파트 연간 변동률이 두 자릿수로 나온 것은 2006년 23.46% 외에는 2004년 20년 동안 한 차례도 없었다.
채상욱 대표는 원화가치 하락도 아파트 투자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12.3 비상계엄사태로 달러-원 환율이 10% 이상 상승했는데 이는 달러로 환산한 국내 아파트 가격이 10% 이상 떨어졌다는 뜻이다.
채 대표는 "미국 주식의 기댓값이 국내 어떤 부동산을 매입하더라도 평균적으로 다 넘겨버리는 상태가 된 것 같다"며 "그래서 요즘 MZ들이 집 살 생각을 딱히 안 하고 달러 자산을 더 모아서 집을 사도 나중에 산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spnam@yna.co.kr
                남승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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