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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업종도 못 피하는 고환율 타격…"투자·원가 부담 크다"

25.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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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면서 국내 주요 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수출 증대 효과에 대한 기대감은 일부 있지만, 원자재 수입 비용과 해외 투자 부담 증가가 더 크게 작용해 어려움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업계는 장기적 환율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수출입 컨테이너 쌓인 인천신항

연합뉴스 자료 화면

20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요 업종별 협회 12곳과 공동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선·자동차·기계를 제외한 대부분의 산업이 고환율의 부정적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우려가 큰 곳은 원자재 대부분을 수입하는 제약·바이오와 철강, 석유화학 산업이다.

바이오산업은 원료의약품 수입 의존도가 높고 해외 임상 시험에 막대한 비용이 투입돼 환율 상승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들은 수출에서 환율 상승의 긍정적 효과를 보기도 하지만, 원료 의약품 수입 비용과 해외 임상 비용이 증가하는 점이 문제다.

철강업계도 상황이 어렵다. 주요 원자재인 철광석과 연료탄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환율 상승은 채산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는 "글로벌 공급 과잉과 철강 수요산업 부진으로 이미 업황이 어려운 상황에서 원자재 부담까지 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석유화학산업 역시 수입 원재료 가격 상승과 업황 부진이 겹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한석유화학협회 관계자는 "환율 상승이 매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지만, 글로벌 공급 과잉으로 인해 실질적 수익 개선 효과는 미미하다"고 전했다.

주요 수출 업종인 반도체나 배터리, 디스플레이 업계도 달러 강세 영향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환차익이 늘어날 수 있다고는 하지만, 해외 공장 투자와 원재료 수입 비용 상승 부담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반도체산업협회 전략기획실장은 "반도체 산업의 경우 달러 결제 비중도 높아 환율상승에 따른 단기적 매출 증대 효과는 분명 존재한다"면서도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율이 30% 수준에 그치기 때문에 생산원가가 증가하고, 국내 주요기업이 미국 등 해외 반도체 제조공장 설립에 투자하고 있어 환차익 효과가 상쇄된다"고 진단했다.

배터리 업계도 리튬, 흑연 등 핵심 원자재의 수입 의존도가 높아 고환율의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

김승태 한국배터리협회 정책지원실장은 "고환율에 따라 시설 투자 비용과 수입 원자재 비용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며 "다만 핵심 광물 가격은 공급과 수요에 의해 결정되는 측면이 크고, 배터리업체 역시 광물과 배터리의 판매가격을 연동하는 계약을 통해 환 손실을 만회하려는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베트남 등 해외 제조공장 설립 과정에서 장비 구매비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지난해 약 18억달러 규모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장을 베트남 박닌성 삼성전자 공장 인근에 짓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회사서 추산한 투자금은 2조4천억원이나, 최근의 달러 환율을 반영하면 2조6천억원까지 증가한다.

달러 강세 수혜 업종으로 꼽히는 조선이나 자동차 업계는 수익 개선을 기대할 수 있으나, 마냥 안심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조선업의 경우 수출 비중이 높아 환율 상승의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산업으로 꼽힌다. 조선업의 수출 비중은 지난해 1~3분기 기준 전체 수주량 중 96.3%에 이른다. 계약 후 대금의 상당량이 선박 인도 시점에 결제되기 때문에 고환율 기조가 지속될 경우 추가 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해외 기자재 의존도와 환율 헤지 전략 등에 따라 기업별로 수익성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생산의 67%를 수출하는 자동차 산업은 일부 완성차 수출에서 환율 상승의 긍정적 영향을 기대할 수 있지만, 원자재 및 부품 수입 비용 증가, 내수시장 위축 가능성 등 부정적 요인도 적지 않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는 "고환율 장기화 시 오히려 부품수입가·에너지 비용·해상운임 상승 등 원가 상승 압박으로 환율상승의 긍정적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며 "부품업계의 어려움도 커져 자동차 내수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고환율 기조가 주요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경로

대한상의 제공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고환율이 산업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정부는 통화 스와프 확대, 긴급 운영 자금 지원 등으로 기업들의 환율 리스크를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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