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금융위원회가 고객의 랩어카운트·특정금전신탁(랩·신탁) 계좌를 돌려막다가 적발된 증권사 9곳에 대한 징계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제재 수위를 확정하는 데에는 시간이 좀 더 걸릴 전망이다.
앞서 금융위는 교보증권을 제외한 8곳의 징계 수위를 원안보다 감경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는데, 각 사의 입장을 들어야 하는 만큼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날 오후 안건심사소위원회(안건소위)를 열어 국내 증권사 9곳에 대한 랩·신탁 불건전 운용 관련 징계 수위를 논의했다.
안건소위에서는 금융감독원의 제재 원안을 두고 증권선물위원회가 논의한 내용을 점검해 정례회의에 상정될 최종안을 결정한다.
금감원은 2023년 국내 주요 증권사를 대상으로 채권형 랩·신탁 업무에 대해 점검했다. 금감원은 일부 증권사가 만기 도래 고객의 수익률을 보장하고자 다른 고객 계좌로 손실을 돌려막거나 회사 고유 자금으로 손실 일부를 보전해줬다고 판단했다.
금감원은 이러한 판단에 따라 9개 증권사(KB·하나증권·미래에셋·유진·한국·교보·유안타)에 3~6개월 수준의 영업정지 조치를 내렸으며, NH증권은 영업정지 1개월, SK증권에는 기관경고 조치를 예정한 바 있다.
다만 증선위는 사실상 모든 증권사가 징계에 따라 영업을 정지할 경우 미칠 파장을 고려해 징계 수위를 낮췄다.
증선위는 지난달 27일 진행한 임시 회의에서 교보증권을 제외한 8곳의 증권사에 대해 금감원이 정한 징계를 기관경고로 감경했으며, 350억원 수준의 과태료도 200억원 수준으로 낮췄다.
증선위는 증권사들이 투자자 손실을 적극적으로 배상한 점, 제3자의 피해를 막기 위해 고유계정을 사용한 점을 참작했다. 또한 랩·신탁 운용 개선안을 반영했는지도 살폈다. 여기에 더해 대부분의 증권사가 채권 영업을 중단할 경우 시장에 미칠 영향도 고려했다.
교보증권에 대해서는 영업정지 기간을 1개월로 단축하면서도, 징계 수준은 유지하기로 했다. 불건전 영업행위가 타 증권사와 비교해 좀 더 광범위하게 이뤄졌다고 판단한 셈이다.
다만 이날 진행된 안건소위에서도 결론을 내기는 어려웠다. 제재 대상인 회사가 9곳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날 회의에서도 수정된 안건에 대한 각 사의 입장과 소명을 듣는 데 긴 시간이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는 향후 추가 회의를 열어, 각 사의 소명을 모두 들은 뒤 최종 제재 수위를 담은 안건을 확정할 계획이다.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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