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IBK기업은행이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을 눈여겨 보며 보험사 인수합병(M&A) 시장의 문을 재차 두드리고 있다.
앞서 '자천타천' MG손해보험의 원매자로 거론됐던 만큼 이번에도 보험사 인수를 통해 비은행 부문의 포트폴리오 공백을 메워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해부터 카디프생명을 인수하기 위한 내부 검토를 마치고 구체적인 출자 계획을 논의 중이다.
다만 이번에도 직접 인수가 아닌 사모펀드 출자 형식을 빌린 간접 인수를 추진할 예정이다.
시장에서 추산하는 카디프생명의 인수가격은 1천억원 수준이다.
기업은행은 최대 30%를 넘지 않는 선에서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사모펀드가 조성하는 펀드의 출자자(LP)로 참여할 경우, 전체 출자액의 30%를 넘기지 않는다면 별도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도 받지 않아도 된다.
다만 기업은행이 추가로 보험사 인수를 추진하는 데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앞으로 건전성을 장담할 수 없는 IBK연금보험을 두고도 추가로 보험사를 인수할 경우 자본확충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지난 9월 말 기준 IBK연금보험의 지급여력비율은 234.2%지만, 경과조치 전으로는 113.6%로 금융당국의 권고치(150%)를 밑돌고 있다.
◇ 기업銀, 보험사 인수 왜
기업은행이 카디프생명을 눈여겨 본 시점은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 보유중인 9개 비은행 자회사 중 IBK연금보험이 있지만, 퇴직보험과 연금 시장 중심의 사업구조로는 보험 자회사와의 시너지를 확대하는 데 한계가 명확하다는 게 기업은행의 판단이었다.
보험사를 통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제 활동과 연계한 생·손보 상품 라인업을 확대한다면 중소기업의 자주적인 경제활동을 돕는다는 기업은행의 정체성도 더 부각될 수 있으리란 데 힘이 실렸다.
은행에 비정상적으로 치중된 순이익 기여도도 밸류업 차원에서 중장기적으로 기업은행이 해소해야 할 과제였다.
실제로 기업은행의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2조1천977억원으로, 이중 은행의 기여도는 90%(1조9천946억원)를 웃돈다. 국책은행이지만, 상장사로서 밸류업을 등한시 할 수 없는 기업은행은 그룹의 성장을 위해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게 조직 안팎의 평가였다.
앞서 MG손보 인수를 검토했던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물론 당시 MG손보의 경우 기업은행 스스로의 전략적 판단에 더해 정치권의 입김도 작용했지만, 내부에선 MG손보를 인수한다면 중소기업에 특화한 상품으로 시장을 공략해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으리란 판단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 '신용보험' 강자 카디프생명, 이번엔 팔릴까
기업은행의 저울질로 카디프생명은 다시 은행 계열의 인수설에 휘말리게 됐다.
BNP파리바그룹이 지난 2001년 신한금융지주와 손잡고 합작사를 설립한 이래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現 신한EZ손해보험),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現 신한자산운용), 카디프생명 등 합작사 3곳은 각자의 영역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왔지만 그 과정이 쉽진 않았다.
결국 한국 금융시장에서 철수하며 손보사와 자산운용사 지분을 신한금융에 매각한 이후에는 카디프생명만이 BNP파리바의 명맥을 이어오는 상황에 봉착했다.
이에 카디프생명은 줄곧 보험사 M&A 시장에서 잠재 매물로 거론돼왔다.
2022년에는 우리금융지주가 인수를 검토했으나, 자본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이사회의 반대에 무산됐다.
또 지난해에는 BNK금융지주가 사모펀드 출자 형식으로 카디프생명 인수를 추진했으나 투논파트너스의 자금조달 실패로 무산됐다. 바이아웃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투논파트너스는 BNP파리바코리아에 10년 넘게 몸담았던 김종우 대표가 본사와의 소통에 원활하다는 점이 부각되며 딜의 성공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카디프생명은 대주주인 BNP파리바카디프가 여전히 85%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나머지 지분은 오랜시간 협력 관계를 유지해온 신한은행(15%)이 가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당기순이익은 68억원 적자다. 다만 건전성을 보여주는 지급여력비율은 327.12%로 업계 최상위권이다. 대출 고객의 채무변제를 보장하는 '신용생명보험' 분야에서만큼은 글로벌 1위 회사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업은행은 카디프생명을 꽤 오랫동안 공들여 들여다봤다"며 "출자 규모도 크지 않을 예정이라 RWA 등 재무적인 부담은 제한적이지만, 매각에 대한 BNP파리바 본사의 의지와 주주 중 한 명인 정부의 뜻이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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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jeong@yna.co.kr
정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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