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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제도개선에 또 팔 비틀린 주관사…"시장 논리 무시 못해"

25.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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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금융당국이 기업공개(IPO) 시장의 제도개선에 나섰다. 이번에야말로 기관투자자들의 단기 투자 관행을 뒤집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다만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제도 개선안 중 대부분은 또다시 상장 주관 업무를 맡고 있는 증권사에 부담을 지우는 방식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주식발행시장(ECM) 담당 직원들은 이미 수년간의 제도 개선에 '과중 업무'를 호소하는 상황이다.

21일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 및 유관기관과 함께 'IPO·상장폐지 제도개선안'을 발표했다.

기관투자자들의 '단타'에 상장 후 공모가를 하회하는 종목이 절반 이상이니, 공모가를 결정하는 수요예측 단계에서부터 중장기 투자를 할 시장참여자들에게 물량을 배정하겠다는 계획이 골자다.

금융위는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 확대, 수요예측 참여 자격 합리화, 주관사의 역할·책임 강화 등 세 가지 방향을 내놓았지만, 공모물량 배정과 관련한 가점제와 기관투자자 자격을 수정하는 것을 제외한 대부분의 개선안은 IPO 주관 업무를 맡은 증권사의 손을 빌려야 한다.

먼저 기관투자자가 보유한 의무보유 확약 물량이 40%에 미달하면, 상장주선인이 이 중 일부를 보유해야 하는 의무가 신설됐다. 공모물량의 1%를 취득하게 했는데, 상한 금액은 30억원이다.

지난해 기관투자자의 확약 물량이 평균 20%가 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대부분의 딜에서 증권사들은 주관한 종목의 주식을 수 개월간 보유해야한다.

비슷한 제도도 코스닥 상장에 이미 존재한다. 주관사들은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제13조 5항에 따라, 모집·매출하는 주식의 3%(한도 10억원)를 3개월간 의무 보유해야 한다.

개선안이 적용되면, 주관업무를 맡은 주관사는 이제 코스닥뿐 아니라 코스피 상장사에 대해서도 공모 물량을 부담해야 한다. 보유 기간 역시 6개월로 두 배 늘어난다.

개별 기업의 상황에 따라 의무인수 지분은 쏠쏠한 수익원이 되기도 하지만, 발행사와의 관계와 오버행 우려를 감안해 적시에 보유 물량을 매도하지 못하는 등 주가 급락에 손실을 보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제도개선안 세미나 패널토론에서 유승창 KB증권 ECM본부장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유 본부장은 "기본적으로는 기업의 펀더멘털과 종목의 밸류에 근접하는 게 시장논리"라면서도 "단기 혹은 상당 기간 시장 리스크가 종목 리스크를 압도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시장의 논리에 따라 의무보유 확약 비중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선안 대로면) 주관사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럴 경우 주관사는 보수적으로 IPO를 진행해 물량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 IPO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단기·중장기 투자를 자유의지로 결정하는 것이 시장의 가격 발견 기능"이라며 "이를 정책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하는 건 결과적으로 시장 논리를 해친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IPO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눈높이에 맞춰 의무보유 확약 비중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으로만 딜을 진행한다면 기업의 자금 조달 규모도 줄어들 것"이라며 "결국 공급이 줄어드는 셈이라 시장이 경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 역시 이러한 우려 사안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개선안이 IPO 시장의 변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봤다.

고상범 금융위 과장은 "주관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예외를 두기보다는 주관사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봐서 만든 제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관사가 기관투자자와 협의하는 주체이기에, 부족할 경우 인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봤다"며 "이런 관점에서 코너스톤 투자자 제도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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