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한국 증시에서 주주가치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원인은 주주충실의 결여라는 주장이 나왔다. 상법 대신 자본시장법을 개정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은 '땜질'이라는 비판이다.
이상훈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1일 오후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열린 CFA협회 산하 거버넌스 워킹그룹 세미나에서 '정확한 원인 규명이 결여된 자본시장법 규제는 시장의 부담만을 키운다"며 "본질을 해결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야당을 중심으로 이사의 충실 의무에 회사뿐만 아니라 '주주'를 포함하는 상법 개정안이 추진되는 가운데 정부와 여당은 특정 유형의 거래만 규제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내세워 논란이다.
이 교수는 최근 상장하는 LG CNS 사례를 들며 주주충실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상황을 설명했다.
(주)LG의 소프트웨어 자회사 LG CNS 지분율은 과거 100%에서 2004년 63%로 급감한 바 있다.
이 교수는 LG가 100%라는 프리미엄을 깨뜨리며 특수관계인 등에 LG CNS 지분을 일부 넘길 때 프리미엄을 제대로 받지 않았을 것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주주충실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LG 주주의 가치가 훼손됐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교수는 2020년 LG가 맥쿼리PE에 LG CNS 지분 35%를 넘긴 거래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거래로 LG의 LG CNS 지분율은 85%에서 49.95%로 줄었다.
총수일가 20% 직보유 회사와 그 50% 자회사를 규제 대상에 포함하는 일감 몰아주기 개정안이 2021년 발효되기 전 LG에서 조처했다는 게 이 교수의 의견이다. 그룹 내 내부거래 비중이 크면서도 특수관계인이 지분을 보유한 LG CNS가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려면 LG의 지분율이 85%에서 50% 미만으로 줄어야 했다.
이와 관련해 이 교수는 "주주충실 관점에서 주주의 비례적 이익이 아니라 특정주주를 위해 회사를 동원하고 이용하는 것이기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 교수는 주주가치가 훼손된 여러 기업 사례를 들며 "본질은 주주가치를 편취하려는 의도와 효과"라고 말했다. 이어 "주주충실 의무 도입을 거부하면서 특정 거래 유형만 핸들링하면 괜찮다는 식의 접근은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국 자본시장에서 발생하는 쪼개기 상장 등은 문제의 증상일 뿐이기에 특정 거래를 규제하는 자본시장법이 아닌 상법 자체를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날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한 김봉기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주주가치) N분의 1이 없는 고장 난 자본주의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초래하고 있다"며 "(상법 개정은) 지배주주가 주주간 이해상충 거래를 통해 일반주주 재산을 빼가지 말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ytseo@yna.co.kr
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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