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거대 양강 국가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경제 블록화로 이어지면서 과거 홍콩처럼 우리나라의 입지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무역안보관리원은 최근 발간한 '2025 무역안보 브리프'에서 미중 양국이 "타국의 기업에까지 무역안보 조치를 역외적용 하는 방식이 확대되면 상호 대립하는 두 국가의 수출통제 법령이 상호충돌하며 기업이 양자택일을 강요받게 될 수 있으므로 경제가 블록화되는 현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했다.
현재 미중 양국의 수출통제 방식을 살펴보면, 미국은 국무부, 상무부, 재무부 등 부처별로 통제메커니즘 목적과 방식에 따라 다양한 우려거래자 목록(Entity List)을 운영하고 있다. 각 목록은 서로 다른 목적에 맞게 다른 방식으로 우려거래자를 등재하고 통제조치를 부과한다.
[출처: 2025 무역안보브리프 VOL.1]
미 재무부의 SDN에 등재되면 미국 내 자산동결을 통해 금융거래가 차단된다. 상무부의 우려거래자에 등재되면 미국산 기술이나 품목 수출이 금지된다.
무역안보관리원은 최근 러시아에 대한 포괄적 제재를 언급하며 이런 부처별 제재가 상호 연계되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광물자원 중심으로 수출통제를 실시함으로써 맞서고 있는데 지난 2020년 10월 수출통제법을 제정하고 수출통제를 남용하는 국가에 대한 보복조치를 규정했다.
실제로 미국이 중국을 향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를 발표하자 중국은 2024년 12월 갈륨, 게르마늄, 안티몬 등 이중용도 품목을 대상으로 대미 수출통제를 발표했다.
[출처: 2025 무역안보브리프 VOL.1]
문제는 미중 양국의 수출통제가 역외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은 지난 2021년 1월 '부당한 외국 법령의 영토 외 적용에 대한 대응 규칙 및 기타조치'를 발표했는데 외국 법률의 부당한 역외적용이 중국에 미치는 영향을 막는 목적이라고 명시했다.
만약 미중 양국의 수출규제를 모두 적용받는 제3의 기업이 나올 경우에는 어느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데 무역안보관리원은 홍콩을 둘러싸고 미중 양국의 법률이 충돌했던 2020년을 사례로 인용했다.
당시 미국은 홍콩자치법을 통해 홍콩 자치권을 침해하는 자에 대한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했고 중국은 홍콩 국가보안법을 통해 외부 세력의 홍콩 문제 간섭을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 때문에 홍콩 금융기관들은 미국의 금융제재를 따를 경우 홍콩 국가보안법을 위반할 수 있는 상황에 내몰렸다.
이 문제는 홍콩 금융당국이 미국 제재 준수가 자동으로 홍콩보안법을 위반하는 것이 아니라는 해석을 내리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
무역안보관리원은 전문가 의견을 빌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중 전략적 경쟁이 더 심화될 것이며 특히 첨단기술 및 산업과 관련된 수출통제와 투자심사가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실효적인 수출통제 정책의 수립 및 집행이 필요하며 기업 차원에서는 공급망 실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spnam@yna.co.kr
남승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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