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손자회사, 영풍 지분 10% 취득…순환출자 관련 규정 활용
임시주총 하루 앞두고 경영권 분쟁 또다시 국면 전환
MBK "SMC, 외국기업에 유한회사여서 상호주 제한 적용 안 돼"
MBK "임시주총 파행시키고 자본시장 우롱하는 최악의 꼼수"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고려아연[010130]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임시주주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고려아연이 상법 조항을 이용해 25.42%에 달하는 영풍[000670]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했다.
MBK파트너스·영풍이 현재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40.97% 가운데 절반 이상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되면서 경영권 분쟁은 다시 한번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됐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고려아연은 22일 손자회사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이 최윤범 회장 일가와 영풍정밀[036560]이 보유한 영풍 지분 19만226주를 575억원에 취득했다고 밝혔다.
이는 영풍 전체 발행주식 수(184만2천40주)의 10.33%에 해당한다.
이렇게 되면서 고려아연은 영풍이 오는 23일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 25.42%에 달하는 보유 주식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그 이유로 상법 제369조 제3항을 들었다. 해당 조항은 '회사, 모회사 및 자회사 또는 자회사가 다른 회사의 발행주식의 총수의 10분의 1을 초과하는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 그 다른 회사가 가지고 있는 회사 또는 모회사의 주식은 의결권이 없다'고 규정한다.
해당 조항은 상호주에서 상대방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는 내용이다.
고려아연은 선메탈홀딩스 지분 100%를, 선메탈홀딩스는 SMC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SMC가 고려아연의 손자회사여서 상법 제342조의2 제3항(발행주식 총수 50% 초과 주식 보유 관계)에 따라 자회사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상호출자 제한은 공정거래법상 국내 계열회사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SMC가 영풍의 주식을 취득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반면 MBK파트너스는 SMC가 외국기업이며 유한회사여서 상법의 상호주 의결권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MBK파트너스는 상호주 소유에 관한 상법 조항들이 국내 법인인 주식회사에만 적용된다면서, 이는 공정거래법상 순환출자 규제가 외국 회사에 적용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의 이 같은 조치가 23일 임시주주총회만 어떻게든 막아보려는 꼼수라고 지적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오는 23일 오전 9시에 열리는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는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 개정과 이사 선임 등을 두고 표결이 이뤄진다.
법원이 집중투표제 도입을 전제로 한 이사 선임 의안의 상정을 금지해달라는 영풍의 가처분을 지난 21일 받아들이면서 경영권 분쟁의 승기는 MBK·영풍 쪽으로 기울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고려아연이 이날 SMC의 영풍 주식 취득으로 영풍의 고려아연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며 분쟁은 다시 한번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현재 MBK·영풍 측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은 발행주식 총수의 40.97%다. 영풍이 25.42%, MBK파트너스가 세운 특수목적회사(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7.82%, 장형진 영풍 고문이 3.49% 등이다.
25.42%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영풍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되면서 신규 이사 후보 선임 결과가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MBK·영풍은 이번 임시주주총회에서 14인의 신규 이사를 선임해 고려아연 이사회 장악을 노리고 있다.
최윤범 회장과 특별관계자가 보유한 지분은 고려아연 발행주식 총수의 17.5%다. 한화와 현대자동차, LG 등 우호 지분으로 분류되는 세력을 더하면 34% 안팎으로 추산된다.
고려아연은 "장기적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무엇이 옳은 선택인지 고심을 거듭한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회사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방향이라면 MBK 측과 어떠한 논의나 협의도 할 수 있다"며 "서로 공존하고 협력해 대타협을 이루는 것이 모두를 위한 최선의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고려아연의 이번 조치에 대해 MBK파트너스는 "영풍의 의결권이 제한된다는 주장은 임시주주총회를 파행시키고 자본시장을 우롱하는 최윤범 회장 최악의 꼼수"라며 "최윤범 회장은 정부에서 사실상 금지하고 있는 외국 법인을 이용한 순환출자 규제 회피를 해 또 하나의 역외 탈법행위를 자행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최윤범 회장은 본인의 자리보전을 위해 고려아연은 물론 대한민국 자본시장 전체와 법률 시스템을 흔드는 위법한 행위를 즉시 중단하기 바란다"고 했다.
또 MBK파트너스는 영풍과 함께 "최윤범 회장의 부당하고 불법적인 의결권 제한 시도에 대항해 잘못된 점을 23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설명하고 정당한 의결권을 행사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hskim@yna.co.kr
김학성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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