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 장기 CP 발행으로 수요예측 피해가
롯데지주 "CP 발행해 자금 조달처 다각화"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롯데그룹 지주회사인 롯데지주가 내달 장기 기업어음(CP) 600억원 발행을 결정하며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피해갔다.
전문가들은 롯데그룹 재무건전성을 둘러싼 우려 등으로 롯데지주가 수요예측을 꺼리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수요예측에서 기관 수요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할 수 있는 탓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다음 달 4일 CP 600억원을 발행한다.
CP는 4-1회차(100억원)와 4-2회차(500억원)로 구성됐다. 이들 기업어음 이자율은 각각 3.560%, 3.740%다. 만기는 각각 2026년 5월 14일, 2027년 5월 12일이다.
롯데지주는 이 같은 장기 CP를 발행해 기존 회사채를 상환할 계획이다. 이 회사채는 지난 2022년 2월 25일에 발행했으며 만기는 내달 25일이다. 발행금액은 1천900억원이다.
채무상환 시 부족한 자금은 롯데지주가 보유 자금으로 조달한다.
롯데지주가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고 장기 CP를 발행하는 걸 두고 롯데지주는 유동성 확보와 자금 조달처 다각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롯데지주가 장기 CP를 발행하면 수요예측 등의 공모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주목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 재무건전성을 둘러싼 우려 등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롯데지주가 수요예측을 선호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요예측에서 회사채가 일부 미매각되거나 충분한 수요를 확보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롯데케미칼 공모 회사채 기한이익상실(EOD) 사유 발생사태 등으로 시장은 롯데그룹 재무건전성을 우려했다.
롯데케미칼 회사채 EOD 사유 발생사태는 지난달 롯데케미칼이 재무특약을 조정해 일단락됐다. 하지만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의 영업현금창출력 저하와 업황 부진 등 여건은 크게 바뀌지 않은 상황이다.
롯데지주 재무건전성 우려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진단됐다.
롯데지주는 그룹의 순수지주사로서 회사 자산 대부분이 자회사다.
실제 지난해 3분기 말 별도기준 롯데지주 자산총계 9조1천407억원 중에서 종속기업, 공동기업, 관계기업 투자자산이 8조1천518억원이다. 그 비중은 89.2%다.
이 때문에 롯데지주는 주요 자회사의 사업여건과 실적, 재무상태 등의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누적 별도기준 롯데지주는 당기순손실 2천8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등 주요 자회사의 실적 악화에 따라 지분법 손익이 감소한 데다 투자주식과 영업권 손상을 인식한 탓이다.
롯데지주 재무구조도 나빠진 것으로 분석됐다. 별도기준 롯데지주 차입금의존도는 2019년 말 19.6%에서 지난해 3분기 말 43.1%가 됐다.
같은 기간 이자·세금·상각차감전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은 4.7배에서 13.7배로 나빠졌다.
이런 영향 등으로 롯데지주는 지난해에도 수요예측을 거치지 않고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지난해 1월 롯데지주는 공모시장에서 회사채를 발행했으나 같은 해 3월과 9월 사모시장에서 신종자본증권을 찍었다. 그해 11월에도 사모 회사채로 자금을 조달했다.
ygkim@yna.co.kr
김용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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