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고려아연 분쟁 새 국면으로…영풍 '뜨거운 감자'로 부상

25.01.24.
읽는시간 0

법정 공방 외 '영풍' 주가 향방이 승부처

[고려아연·영풍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고려아연[010130]과 MBK파트너스·영풍[000670] 간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했다.

고려아연이 호주에 있는 손자회사를 통해 영풍 지분 10% 이상을 매입하면서 영풍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했기 때문이다.

고려아연 지분 25% 이상을 가진 영풍의 의결권이 제한되면 사실상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에 승기를 잡는 구도가 형성된다.

MBK파트너스·영풍 측에서는 이를 막기 위해 영풍 주가를 부양하는 작업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임시 주총서 영풍 의결권 제한…당황한 MBK파트너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전일 열린 고려아연 임시 주총에서 MBK파트너스·영풍 측이 추천한 14명의 이사 선임이 모두 부결됐다.

의사회 절반 이상을 확보해 경영권을 가져오려던 MBK파트너스 측 계획이 사실상 장기화되는 국면에 들어섰다.

고려아연 측은 이번 주총에서 영풍 의결권 제한하는 새로운 카드를 꺼내면서 MBK파트너스 측을 압박했고, 일부분 성과를 얻었다.

고려아연은 지난 22일 호주에 있는 손자회사 선메탈코퍼레이션(SMC)를 통해 영풍 지분 10.33%를 매입하고, 고려아연 의결권을 제한한다고 알렸다. 취득 금액은 575억원이다.

상법상 손자회사가 지분 10%를 보유한 회사는 순환출자 고리에 묶인 회사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상법의 '상호주 의결권 제한' 조항을 활용했다.

고려아연 측은 SMC가 영풍 지분 10% 이상을 확보해 '고려아연(100%)→선메탈홀딩스(100%)→ SMC(10.33%)→ 영풍(25.42%)→ 고려아연'의 순환출자 고리가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에 대한 영풍의 의결권이 효력을 잃는다는 게 고려아연 측 주장이다.

반면, MBK파트너스는 SMC가 외국기업이기 때문에 상법의 상호주 의결권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MBK파트너스는 상호주 소유에 관한 상법 조항들이 국내 법인인 주식회사에만 적용된다고 해석하고 있다.

이는 공정거래법상 순환출자 규제가 외국 회사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란 입장이다.

◇ 뜨거운 감자 떠오른 '영풍'…경영권 승부 막판 변수

MBK파트너스 측은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의결권 제한 무효 소송을 서둘러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SMC가 호주에 본사를 둔 해외 법인이기 때문에 순환출자에 따라 의결권을 제한한다는 법령에 제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은 이에 대비해 SMC가 확보한 지분 10%를 국내 계열회사로 이전할 가능성이 크다. MBK파트너스와의 공방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주요 카드인 셈이다.

이 경우 순환출자를 구성한 것에 해당할 수 있지만, 영풍 의결권 제한을 유지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다만, MBK파트너스도 법정 소송 외 다른 방법을 동원해 기민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현재 대두되는 방안은 장형진 영풍 고문 일가가 영풍 지분의 30% 이상을 보유한 가운데 자사주 매입·소각, 장내 매수 등 주가 부양에 나서는 안이다.

고려아연이 SMC의 영풍 지분을 국내 기업으로 이전하는 데 자금적인 압박을 넣을 수 있다. 고려아연 공개매수 등 조 단위 돈을 이미 쓴 최윤범 측에서는 큰 부담을 느낄 수 있다.

현재 영풍의 시가총액은 8천억원 수준으로 SMC 10.33% 지분을 고려하면 이전에 800억원가량이 든다.

하지만 주가 부양으로 시가총액이 오르면 그에 비례해 필요한 자금이 늘어나게 된다.

김광일 MBK 부회장은 전일 주총 이후 영풍의 의결권 회복 방안에 대해 "탈법적 순환 출자에 대한 책임을 따져 묻고 최대 주주로서 법 위반을 바로잡는 방법이 있고, 영풍 스스로가 상호 출자 형식에서 벗어나는 방법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3월 주총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것을 감안하면 영풍 스스로가 상호 출자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찾기란 쉽지 않다"며 "금융당국에 승인을 거쳐야 하는 여러 작업에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자체적으로 주가를 부양해 고려아연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영풍을 상대로 주주환원을 확대하라는 주주행동이 일고 있는 만큼 MBK파트너스 측에서도 명분을 확보할 수 있다.

지난 5일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를 운영하는 컨두잇은 영풍 측에 공개 주주서한을 발송했고, 영풍 지분 2%대를 보유하고 있는 머스크운용은 10년 이상 보유하고 있는 6.62% 자사주를 소각하라는 요구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3월 주총을 앞두고 또 한 번 이사 선임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고려아연이 영풍 지분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것을 막아야 하는 상태"라며 "법정 소송 외에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안을 찾는 작업이 진행 중일 것"이라고 말했다.

jwchoi2@yna.co.kr

최정우

최정우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