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1.23 kjhpress@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친(親)기업·친(親)성장 기조로의 전환을 표방하면서 향후 민주당 경제 정책의 '우클릭'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9일 국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주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본소득 정책에 대한 생각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지금은 나누는 문제보다 만들어가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며 "경제적 안정과 회복, 그리고 성장 문제가 가장 시급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민주당이 지난해 8월 기본소득 개념을 확장한 '기본사회'를 당 강령으로 명시하는 방안을 통과시킨 지 불과 5개월 만에 이를 미래의 과제로 미룬 것이다.
이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검든 희든 쥐만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 아닌가"라며 "탈이념·탈진영의 현실적 실용주의가 위기 극복과 성장 발전의 동력"이라고 했다.
중국이 폐쇄적 공산주의에서 개혁개방으로 국가 노선을 전환할 당시 덩샤오핑(鄧小平) 전 주석이 꺼내든 '흑묘백묘(黑猫白猫)론'을 인용해 자신의 입장 변화를 설명한 것이다.
이 대표는 또 '기업의 성장 발전이 곧 국가 경제의 발전', '민간 주도, 정부 지원 시대로의 전환'을 강조했고, '회복과 성장이 이 시대의 가장 다급하고 중대한 과제'라고도 했다.
친기업 노선을 강조함으로써 민주당의 전 정권인 문재인 정부의 '포용적 성장', '소득 주도 성장'과 선을 그은 것이다.
이 대표의 변신에 노동계 등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은 반발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성명을 통해 "이재명 대표의 신년 기자회견은 한마디로 '표를 위한 우클릭을 마다하지 않겠다'로 요약할 수 있다"며 "재벌 대기업 회장 또는 경제단체의 수장이나 할 법한 얘기들로 연설문의 대부분을 채웠다"고 비판했다.
한국노총은 "사상 초유의 정치·경제적 위기 상황에서 노동자와 시민의 고통을 외면한 채 기업과 자본 중심의 성장 전략만을 언급한 이재명 대표의 현실 인식에 분노를 넘어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우클릭'에는 이 대표에 대한 지지율이 30%대에 머무는 사이 계엄 이후 곤두박질쳤던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가파르게 회복한 사정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조기 대선을 노리는 이 대표로서는 경제의 회복과 안정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여 중도층으로의 확장을 꾀할 필요성이 매우 커졌다는 얘기다.
한국갤럽이 지난 21∼23일 전국 유권자 1천명을 상대로 실시한 전화 면접 조사에서 국민의힘 정당지지율은 38%, 민주당은 40%를 기록했다
민주당이 다소 앞서기는 했지만, 이는 한 주 앞선 조사에서 국민의힘 39%, 민주당 36%로 역전당했다가 간신히 다시 앞지른 수준이다.
이 대표가 입장 선회를 표명할 가능성이 있는 다음 경제 이슈로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 연구개발(R&D) 인력에 주 52시간 근로 규제의 예외를 인정해주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white-collar exemption)'의 도입이 꼽힌다.
이 대표는 설 연휴 뒤인 2월 3일 주 52시간 예외의 도입 여부를 논의하는 민주당 정책 토론회의 좌장을 맡을 예정이다.
해당 토론회에는 SK하이닉스·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 관계자들과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참석한다.
이 대표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가상자산 과세 유예 문제를 다룰 때와 마찬가지로 주 52시간 예외 문제에 있어서도 당 내부의 반발을 무릎쓰고 여당의 주장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이 대표는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민간의 전문성과 창의성을 존중하고, 국제경쟁의 최전선에서 분투하는 기업을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며 "첨단 분야에 대한 네거티브 규제 전환 등 기업 활동 장애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jhhan@yna.co.kr
한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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