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 실현하면서 한국주식 비중 줄여나가…코인 등 대체 투자대상 많아"
"미국주식도 신규자금 집행하기에는 환율 등 부담"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국내 주요 연기금·공제회 최고 투자책임자(CIO)들은 올해도 국내 증시가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저가매수세 기대도 사라진 국내증시
국내 3대 연기금 한 CIO는 3일 연합인포맥스와의 통화에서 "올해도 국내증시는 좋지 않을 것"이라며 "기업 실적이 기본적으로 받쳐줘야 하는데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업종에서 이익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지수 자체는 많이 빠지긴 했지만, 기업들이 수익을 많이 내줘야 지지받아서 지수가 올라갈 텐데 그만큼 어닝(실적)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며 "지금 밸류(가격)가 싼 것인지도 잘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지수 자체가 많이 내려간 상황이라 신규 자금을 투자했을 때 하락 리스크가 크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상승 여력이 있다고도 보기 힘들다고 보고 있다.
그는 "우리는 한국주식이 오른다면 그때마다 이익 실현을 하면서 비중을 줄여갈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지금은 종목 장세로 전환되고 있지만, 일부 종목으로 플러스알파를 내더라도 전체 지수 하락 폭이 더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7대 공제회인 행정공제회 허장 CIO도 국내증시가 '불리한 위치'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올해 증시를 요약하자면 'known Unknown'으로 어떤 리스크가 있는지는 알지만, 그 강도와 전개 과정을 알기는 힘들다"며 "오늘도 트럼프 무역 관세 전쟁이 시작될 거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어느 정도로 세게 할 건지와 상대 국가 반응은 어떨지는 미지수였다"고 설명했다.
허 CIO는 "우리나라는 주가가 많이 빠져있는 건 사실이지만, 무역·관세 전쟁에서 가장 피해를 많이 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며 "다음 관세 대상이 반도체, 철강,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인데 모두 우리나라 주력 업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달 31일에도 외국인 매도가 매우 많았다"며 "국내증시는 반등하기 쉽지 않고 급등락하거나 외국인 수급에 따라 타격을 볼 위치"라고 말했다.
이제는 저가 매수세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환경이라고도 바라봤다.
허 CIO는 "예전에는 국내주식이 많이 빠지면 저가 매수세가 대기했지만, 지금은 미국주식, 코인, 금 등 국내 주식시장을 대체할 투자 대상이 너무 많다"며 "국내 수급 기반이 불안정하고 전망이 좋지 않다면 굳이 국내주식을 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을 제외하고는 기관들도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채우기 위해 국내주식을 전망과 관계없이 자동으로 채워 넣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주식, 1분기 오락가락 장세 예상…사모대출 주목
미국증시에 대해서도 1분기 동안은 급등락을 이어갈 수 있다고 바라봤다.
그는 "주가가 2년 연속 미국 기준으로 많이 올랐고, 인공지능(AI)과 기술에 대한 집중도가 높고, 정치적 불확실성 요인과 중국 딥시크라는 변수도 생겼다"며 "AI가 발전할 것이란 기대와 섞여 1분기 내내 급등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환율에 대한 고민도 엿보인다.
국내 3대 연기금 한 CIO는 "미국 지수 자체도 고평가됐다는 인식이 있는 상황에서 환율도 신규 자금을 집행하기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며 "환율 고민으로 신규 자금을 어디에 배분해야 하는지 딜레마다. 일단은 조금씩 사고는 있지만 대규모로 위험자산을 늘려가지는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체 투자자산군 중에서는 사모대출을 주목했다.
그는 "해외금리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서 사모대출을 유망하게 보고 있다"며 "해외 증시도 유망하다고 보지만 환율을 보면서 판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hrsong@yna.co.kr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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