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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당합병·회계부정' 2심도 무죄…"입증 안돼"(종합)

25.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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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무죄' 1년 만에 2심 결론…"공소사실 입증하기엔 부족"

행정법원 지적한 삼바 회계도 "경제적 실질 어긋난다고 단정 어려워"

1·2심 무죄가 3심에서 뒤집히는 경우는 드물어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의 '부당합병 및 회계부정'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해 2월 1심에서 무죄가 나온 데 이어 1년 만에 나온 2심에서도 재판부의 결론은 같았다.

1심과 2심에서 모두 무죄가 나온 경우 3심에서 결론이 뒤집히는 경우는 드물다.

서울고등법원 제13형사부(백강진 부장판사 김선희·이인수 고법판사)는 3일 "검사의 항소 이유에 관한 주장에 모두 이유가 없다"며 이 회장의 자본시장법 위반 등 사건 2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 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김종중 전 전략팀장 등 미래전략실 임원들과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임원들, 삼정회계법인 및 소속 회계사들도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재용 '경영권 불법승계 혐의' 항소심 무죄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그룹 경영권 승계 관련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5.2.3 hwayoung7@yna.co.kr

◇ 재판부 "공소사실 입증하기엔 검찰 증명 부족"

재판부는 이날 증거능력과 부당합병, 회계부정, 업무상배임 순서로 판결문을 읽어 내려갔다.

재판부는 먼저 서버와 휴대전화, 외장하드 등 검찰이 제시한 증거가 위법한 방식으로 수집돼 증거능력이 없다고 봤다. 이번 2심에서 새로 제출한 증거들도 마찬가지로 증거능력을 부인했다.

재판부는 "형사 사법의 정의 실현을 위해 예외적으로 증거능력이 인정돼야 할 사정이 있다고 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1심과 마찬가지로 이 회장의 승계만을 목적으로 미전실 주도로 전단적으로 이뤄졌다고 보지 않았다.

합병을 검토하면서 회계법인이 작성한 보고서 역시 조작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으며, 그 외 허위사실 유포 혐의에 대해서도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통상적이고 적법한 수준을 넘어 사기적 행위를 저질렀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삼성증권 리테일 조직을 동원해 합병 성사를 위한 의결권을 확보하려 한 행위는 개인정보보호법 및 신용정보법 위반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언급했지만, 이를 자본시장법의 보충적 조항을 통해 처벌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번 2심의 최대 쟁점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와 관련해 보고기업의 경제적 실질에 충실한 정보를 제공한 이상 부정회계 제재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재판부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배력 상실 회계처리로 인한 자본잠식 및 대규모 영업외이익 발생에 관해 명확히 이해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위와 같은 지배력 상실 회계처리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제적 실질에 어긋나는 것이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배력 상실 회계처리가 재량을 벗어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2014 회계연도의 콜옵션 공시에 대해서도 공시가 다소 미흡하기는 하지만 과실을 넘어 고의가 존재한다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여러 이유를 모아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입증하기엔 증거가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입증되지 않았다"며 "수사의 어려움과 한계를 고려해도 이런 중요한 범죄사실과 사회 파급효과가 큰 공소사실에 대해 추측이나 시나리오, 가정에 의해 형사책임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쟁점 위주로 간결하게 판결문을 작성하려고 노력했으나 800쪽이 넘었다고 밝혔다. 1심 판결문은 1천600쪽 이상이었다.

당초 재판부는 한 시간 안에 선고를 마치겠다고 했으나 실제 선고는 1시간이 조금 넘게 지나 끝났다.

김유진 김앤장 변호사 등 이 회장 변호인단은 재판이 끝난 뒤 법원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긴 시간이 지났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피고인들이 본연의 업무에 전념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검찰의 상고 계획에 대한 물음에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법조계 관계자는 "3심의 파기환송 비율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면서 "피고인의 위치나 상황을 봤을 때 (파기환송)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법원에 들어가고 나가는 길에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입장 밝히는 이재용 회장 측 변호인단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변호인단이 3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그룹 경영권 승계 관련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 항소심 선고공판을 마친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2.3 hwayoung7@yna.co.kr

◇ 1심 선고 1년 만에 2심도 무죄…결과는 같았다

검찰은 지난 2020년 9월 이 회장을 비롯한 삼성 고위 경영진을 자본시장법 및 외부감사법 위반,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이들이 이 회장의 삼성그룹 지배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028260]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부당하게 추진하고, 이를 은폐하고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회계부정을 저질렀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기소 3년여 만인 지난해 2월 1심에서 이 회장 등 피고인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합병이 이 회장의 지배권 승계만을 목적으로 한다고 볼 수 없고, 불공정한 합병 비율이 주주들에게 피해를 줬다고 인정할 근거가 없다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에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이에 불복해 곧바로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2번의 공판준비기일과 5번의 공판기일을 거쳐 항소 약 1년 만인 이날 결론을 내렸다.

2심의 변수는 증권선물위원회가 지난 2018년 회계부정을 이유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부과한 처분의 정당성에 대한 지난해 8월 서울행정법원의 판단이었다.

서울행정법원은 회계부정에 대한 증선위의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하면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본잠식 등의 문제 회피를 주된 목적으로 특정한 결론을 정해 놓고 이를 사후에 합리화하기 위해 회계처리를 하는 것은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면서 일부 잘못을 인정했다.

검찰은 이를 반영해 2심에서 회계부정 혐의에 대한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했고, 앞서 증거능력이 부정된 증거를 보강하는 데에도 집중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2심 결심공판에서 이 회장에 대해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이 회장은 최후 변론에서 "개인적 이익을 취하기 위해 주주들께 피해를 준다거나 투자자를 속인다든가 하는 그런 의도는 결단코 없었다"며 "제 소명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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