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두 달 만에 외국인이 3년 국채선물에 대한 강한 순매수 움직임을 보이면서, 서울채권시장의 민감도가 커지고 있다.
최근 외국인은 '트럼프 관세'가 가시화되는 흐름과 함께 수출의존국인 우리나라의 성장 둔화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연합인포맥스 매매추이(화면번호 3302)에 따르면 전일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을 2만1천69계약 순매수했다.
올해 들어 첫 2만계약 이상 강한 순매수였고, 지난해 11월 21일(2만1천402계약) 이후 두달여 만에 가장 큰 규모였다.
전일에는 10년 국채선물 7천343계약을 사들였다.
외국인은 지난달 16일에 열린 1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부터 큰 틀에서 3년 국채선물을 순매수하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달 17일부터 전일까지 지난달 24일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순매수했는데, 총 6만계약을 넘겼다. 1월 금통위가 금리 동결 결정을 내렸지만, 비둘기파적인 스탠스를 보였다고 평가되는 만큼, 앞으로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달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캐나다·멕시코·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시사하면서 본격적인 관세 전쟁 우려를 키운 점도 외국인의 움직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칩 등도 관세 대상에 포함하고 유럽연합(EU)에 대해서도 관세 부과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수출의존국인 한국의 수출 부진과 성장 둔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강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의 경우 한국은행이 지난달 1.6~1.7%로 하향 조정을 시사한 바 있는데, 글로벌 관세 전쟁이 격화하면 이보다 더 하락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글로벌 IB들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대 초·중반으로 조정한 바 있다.
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주요 수출의존국에 공통으로 나타나는 흐름이기도 하다. EU의 최대 수출국인 독일 국채의 주요 금리도 전일 7~8bp 하락하며 시장의 강한 채권 매수세를 반증했다.
간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를 일단 유예하기로 했으나, 여전히 중국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인 반도체에 대해서도 관세 부과 방침이 구체화된 부분이 없어 이또한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한 채권시장 참여자는 "전일 독일 국채가 강세를 보였는데, 유럽이 다음 관세부과 타자로 지목된 상황에서 최대 수출국인 독일의 경기 둔화 우려가 작용한 듯하다"며 "우리나라도 유사한 사정권에 있다는 판단에 외국인이 순매수 움직임을 보인 듯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흐름은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확정 당시 우리나라 국고채가 미 국채 대비 비교적 강한 흐름을 보인 것과 유사하다.
11월 한 달간 국고채 3년 및 10년 금리는 30~40bp 수준으로 급락했는데, 같은 기간 미 국채 2년 및 10년 금리는 각각 10bp, 25bp가량 하락한 것에 비하면 상당히 하락폭이 컸다.
당시에도 외국인이 11월 한 달간 3년 국채선물을 총 8만계약, 10년 국채선물을 4만계약 순매수한 영향이 주효했다.
이번에도 관세 부과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외국인의 순매수 흐름이 강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다른 채권시장 참여자는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국고채가 미 국채보다 강해졌던 흐름을 다시 떠올려보면, 그때와 현재의 논리가 비슷하다고 느껴진다"며 "수출 중심 국가의 채권 매수 흐름으로 보여 외국인 순매수가 일회성은 아닌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외국인이 당분간은 매수세를 꺾지는 않을 듯하다"며 "밀리더라도 '밀리면 사자' 수요가 꾸준히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언급했다.
최근 3개월 간 외국인의 3년 국채선물 순매수누적 추이
jhson1@yna.co.kr
손지현
jhson1@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