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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지주 경영진 직접 겨냥…중징계 제재 향할까

25.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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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임기 중 마무리 시도…법정싸움 불가피

공은 금융위로…탄핵 정국 속 서두르지 않을 듯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주요 금융지주·은행에 대한 정기검사 검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 전·현직 경영진과 임원을 직접 겨냥하고 나섰다. 내부통제 부실에 따른 수천억원대의 부당대출, 자본관리 미흡, 주요 의사결정 과정 위반 정황을 낱낱이 적시하며 주요 경영진에 대한 고강도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탄핵 정국 속 임기 만료를 4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이 원장이 꺼낸 '매운맛'이 끝까지 효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임종룡, 회장 본분 다 했나"…요목조목 파헤쳐

이 원장은 이날 '2024년 금융지주·은행 주요 검사 결과' 발표에 직접 등판했다.

개별 검사 건에 대해 금감원장이 발표 석상에 나서는 것은 지난해 3월 홍콩 H지수 ELS 검사결과 발표 이후 처음이다.

그만큼 사안이 엄중하고 원장이 가지고 있는 중요도가 남다르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작년 정기검사를 실시한 우리·KB·NH농협금융지주와 신한금융투자, 토스뱅크 등이 주요 발표 대상이었으나 초미의 관심사는 우리금융에 대한 검사 결과였다.

더욱이 이 원장이 발표 결과를 두 번이나 미루면서 "매운맛으로 시장과 국민에게 알리려는 의도"라고 언급하면서 관심이 쏠렸다.

총 검사기간만 6개월여에 달했던 우리금융에 대한 검사 결과는 모든 칼 끝이 임종룡 회장으로 향해 있다.

금감원은 이미 밝혀진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350억원 이외 380억원을 추가 적발했는데, 총 730억원 중 451억원이 현 경영진 취임 후 취급됐다고 했다.

고위 임직원의 부당대출 취급분 1천604억원 가운데 987억원이 임 회장 체제 들어 발생했고, 향후 부실 가능성도 높다며 이례적으로 현 경영진 해당 부분만 발라내 명시했다.

또 '전 회장 재임 시절 대폭 완화한 징계 기준을 현재까지 방치했다','부당대출 혐의를 인지하고도 금융당국에 5개월간 미보고 했다' '지주회장은 자회사 M&A 안건을 논의하기 위한 리스크관리위원회가 개최되기도 전에 안건을 이사회에 부의하기로 미리 결정했다' '지주는 은행 경영진이 영업목표를 임의 변경했는데도 이를 통제하지 못했다'는 등 위반 사례를 낱낱이 공개했다.

박충현 금감원 부원장보는 "현 경영진 취임 이후를 명시한 건 최고경영자(CEO) 제재를 직접 강조하기 위해서는 아니다"라면서도 "(임 회장이) 취임한지 1년 반 동안 계속해서 부당대출이 취급된다는건 조직문화 등 관리 차원에서 세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임 회장이 특정 부정대출 건에 연루되는 등 직접 제재를 가할만한 부당행위는 없을지라도 경영진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아 그룹의 부실 등을 초래했다는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로 분석되고 있다.

◇국민은행 부코핀 부실인수·농협금융 지배구조도 '타깃'

이번 검사에서는 우리금융·은행뿐 아니라 금융사고가 잇달아 발생한 KB금융과 NH농협금융도 타깃이 됐다.

특히 CEO가 재임 중 외형 확대에 치우쳐 과도한 경영목표를 제시하고, 임직원이 이를 달성하기 위해 리스크 관리나 이사회 절차 등 경시한 것을 원인을 지목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인 KB뱅크(옛 부코핀은행)의 부실 지원이 도마에 올랐다.

국민은행은 2018년 부코핀은행 인수 후 지금까지 약 3조원을 투입했으나 6년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부실인수 논란이 지속된 바 있다.

금감원은 국민은행이 부코핀은행에 대한 유동성 지원을 먼저 결정한 뒤 사후적으로 리스크관리위원회를 개최한 사실을 적발했다.

또 부코핀은 국민은행이 사실상 지배하는 특수목적법인(SPC)에 부실채권을 대량 매각하는 과정에서 우회적으로 편법 지원했다고 봤다.

무분별한 인사·경영 개입이 논란이 일었던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에 대해서도 지배구조 측면에서의 문제점을 직간접적으로 확인했다.

금감원은 농협금융의 자본비율이 타 금융지주 대비 최저 수준임에도 중장기 자본관리계획 등 고려없이 매년 대주주에 거액의 배당 등을 지급함으로써 자체 위기대응능력이 약화됐다고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2022년 정기검사에서도 지적했는데 이번에도 재무위험 등 영향 분석 없이 대주주 지원성 사업을 영위한 사실이 확인되는 등 우회적인 대주주 및 계열사 지원 행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종 결정은 금융위…해 넘길 가능성

이제 관심은 이복현의 '매운맛'이 중징계 효력을 발휘할 것인가에 쏠려있다.

금감원은 최대한 빨리 검사 결과를 정리해 해당 금융회사에 검사의견서를 통보할 계획이다. 통상적인 절차에 걸리는 물리적 시간 등을 고려하면 본격적인 제재 절차는 상반기 중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검사 결과만 놓고 보면 CEO를 포함해 중징계 가능성이 높다고 금융권은 보고있다.

금융당국의 제재는 주의·주의적경고·문책경고·직무정지· 해임 권고까지 총 5단계로 구분되는데 '문책경고' 이상의 징계는 연임 제한 및 최소 3년간 금융권 취업이 불가능해진다.

다만, 중징계를 이상은 금융위원회 의결 사안으로 최종 결정까지는 시간이 더 걸리게 된다. 2021년 라임펀드 관련 제재의 경우 금융위로 안건이 넘어간지 1년 6개월여 만에 최종 의결이 이뤄졌다.

이 원장의 임기가 5월 만료된다는 점과 대통령 탄핵심판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권 교체 등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중요한 결정을 굳이 서둘러 할 필요가 있겠느냐"면서 "금융위 안건 소위원회 정도에서 검토하다가 하반기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만약 임 회장 등이 중징계를 받더라도 곧바로 중징계 처분 취소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해 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과 금융지주 회장 간 수년에 걸친 법정 다툼이 또 벌어질 수 있다.

hjlee@yna.co.kr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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