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평 등급 최대한 빨리 마무리…금융위서 최종 결정"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중소기업 기후위기 대응 등의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식에 참석해 있다. 2024.9.24 [공동취재] pdj6635@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숙원사업인 동양·ABL생명의 인수·합병(M&A)을 앞둔 우리금융이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 결과에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금감원이 전(前)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태를 야기한 우리금융의 내부통제와 자본비율, M&A 절차 상의 문제점 등을 작심 비판하고 있어 이번 M&A에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될 경영실태평가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금감원은 4일 '2024년 주요 지주·은행 등의 검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동양·ABL생명의 인수를 추진 중인 우리금융의 문제점을 집중 지적했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 지분 75.34%와 ABL생명 지분 100%를 1조5천억원 수준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한 상태다.
관건은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금감원은 이번 딜에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될 경평 등급을 도출하고, 금융위원회는 이를 바탕으로 우리금융의 자회사 편입을 최종 승인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
우리금융 입장에선 금감원과 금융위 모두의 스탠스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다만, 우리금융은 '딜 클로징'을 위한 첫 스텝인 경평부터 쉽지 않은 상황에 내몰렸다.
아직까지 경평 등급이 도출되진 않았지만, 금감원이 이번 부당대출 사태를 전·현직 경영진의 문제로 보고 있는 점과 M&A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에 헛점이 있었다고 지적한 점은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금융 입장에선 M&A 성공을 위해선 경평 2등급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향후 자회사 편입 승인시 건전성 요건과 관련해선 경평 등급을 준용하도록 돼 있는 만큼 우리금융이 3등급을 받게 될 경우 M&A를 둘러싼 상황은 더 복잡해 질 수 있다.
박충현 금감원 부원장은 "(현재 M&A 절차를 진행 중인 만큼) 가능하면 경영실태평가와 제재를 분리해 최대한 빨리 마무리 할 생각"이라며 "경영실태평가 등급도 (자회사 편입) 심사의 항목 중 하나다. 최종 결정은 금융위가 하는 만큼 금감원의 역할만 하고 금융위에 통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금융권 안팎에선 자회사 편입 심사 기한이 두 달인 점을 고려하면 이르면 내달 중 우리금융의 보험사 M&A 여부도 결론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금감원이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이번 보험사 M&A 절차 상의 흠결을 문제 삼고 있는 점도 우리금융엔 부담이다.
우선 금감원은 우리금융이 금융당국의 허가가 불발될 경우 계약금을 몰취당하는 구조로 딜을 설계한 것을 이례적이라고 보고 있다.
아울러 SPA 체결을 위한 이사회 직전 리스크관리위원회를 개최해 1조5천억원 규모의 M&A에 대한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진단하지 못한 점도 한계로 지목했다.
박 부원장은 이에 대해 "금융당국이 승인을 해 주지 않을 경우에도 계약금을 몰취하는 조항은 처음 봤다"며 "리스크관리위원회도 마찬가지다. 이런 큰 딜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고 최종 결정하라고 위원회를 두는 건데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우리금융이 경평 3등급을 받더라도 M&A가 진행될 여지는 남아 있다.
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은 경평 2등급 이상인 경우를 자회사 편입이 가능한 '건전한 상태'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자본금 증액이나 부실자산정리 등을 통해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고 금융위가 판단하는 경우'를 예외로 두고 있어서다.
금감원의 스탠스는 완강한 반면, 1천500억원 이상의 계약금 몰취 등 현실적인 조건이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최근엔 '조건부 승인' 가능성을 점치는 평가도 늘고 있는 추세다.
다만, 금융당국 관계자는 "3등급을 받더라도 조건부 인수는 가능하지만 우리금융 입장에선 이는 반드시 피해야 하는 시나리오다"며 "국내 경제·금융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우리금융이 3등급을 받게 될 경우엔 단순히 보험사 M&A가 가능할 지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금융의 자체 영업은 물론, 나아가 국가 신용도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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