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심 무죄 다음 날 글로벌 AI 초거물 만나 협력 논의
삼성전자, '스타게이트' 기여 확대로 경쟁력 회복 기대감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형사재판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바로 다음 날부터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손정의(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회동에 나섰다.
오랜 기간 이 회장을 압박해 온 사법 리스크 해소가 눈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심 판결 후 첫 공식 일정으로 글로벌 인공지능(AI) 업계의 '초거물'과 만나면서 삼성전자를 둘러싼 위기론을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4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올트먼 CEO, 손 회장과 만나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삼성전자 측에서는 반도체 부문 수장인 전영현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부회장) 등 주요 경영진이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만남에서는 AI 인프라와 서비스 분야에서 구체적인 협업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AI 인프라 구축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서버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등 메모리 반도체를 제조한다. 세계 2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로서 첨단 시스템반도체도 생산하며, 스마트폰과 가전 역시 AI와 접촉면이 넓다.
오픈AI는 2022년 말부터 전 세계적인 AI 광풍을 촉발한 챗봇 챗GPT 개발사로, 자체 AI 반도체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최근 오픈AI 등과 손잡고 앞으로 4년간 미국에 5천억달러(약 725조원) 이상을 투자해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를 조성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규모의 반도체가 필요한 만큼, 오픈AI와 소프트뱅크그룹 역시 삼성전자의 기여가 절실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손 회장은 이날 오후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나 "스타게이트 업데이트와 삼성그룹과 잠재적 협력에 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트먼 CEO는 이날 카카오와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스타게이트 생태계에 기여할 수 있는 한국 기업이 많다"며 "스타게이트는 공급망에 많은 기업이 참여해야 가능한 프로젝트"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 회장이 5년 가까이 진행된 '부당합병 및 회계부정' 형사재판에서 지난해 2월 1심에 이어 전날 2심까지 무죄를 선고받은 뒤 본격적인 경영 행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한다.
실질적으로 사법 리스크를 모두 털어낸 이 회장이 2심 판결 뒤 첫 일정으로 글로벌 AI 업계의 큰손들과 만나면서 삼성전자를 둘러싼 위기론 불식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HBM 등 고부가 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주가가 급락했다.
특히 '초격차'를 내세우던 메모리반도체에서 경쟁력이 흔들리자 충격이 컸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지난해 영업이익 약 15조원을 기록했는데, HBM 시장에서 앞서나간 SK하이닉스(약 23조원)에 크게 뒤처졌다. 영업이익률도 13.6%로 35.5%를 기록한 SK하이닉스의 절반에 못 미쳤다.
이번 3자 회동을 계기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대한 삼성전자의 기여가 확대되면 반도체 사업 실적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지난달 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메모리 글로벌 1위인 삼성전자의 공급 확대 없이 AI 투자 확대는 여의치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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