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KB도 순위 역전…미래에셋자산운용 올 초 두둑한 성과급 지급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지난해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 규모가 170조원을 돌파하면서 ETF 운용을 통해 벌어들인 자산운용사 수익이 2천억원을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공모펀드 침체와 증시 변동성 확대로 운용업계 부침은 심해졌지만, ETF를 내세워 몸집 키우기에 한창인 주요 운용사들은 실적 선방에 나섰다.
5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ETF 운용사 26개사의 ETF 운용보수 수익은 총 2천370억원 상당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월·6월·12월 임의로 기준일을 세워 평균 순자산을 계산한 뒤 상품별 운용보수를 반영해 집계한 결과다.
지난해 상장된 ETF 상품은 상장 이후 경과일 만큼의 보수를 반영해 수익을 추정했다.
ETF 시장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2020년을 기점으로 매년 규모를 키우더니 지난해 말 순자산 173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들어선 순자산 180조원(4일 기준 181조6천929억원)을 돌파했는데, 시장 확대에 따라 운용사의 운용보수 수익도 점차 커지는 추세다.
ETF 운용보수 수익이 가장 큰 곳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한 해에만 ETF 운용을 통해 956억원을 벌어들이며 삼성자산운용(935억원)을 처음으로 제쳤다.
ETF 시장점유율에선 여전히 삼성자산운용에 이은 2위에 자리하고 있지만, 비교적 보수가 높은 해외주식형 ETF 라인업 위주로 운용자산을 키우면서 삼성자산운용보다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간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지난해 말 기준 해외주식형 ETF 순자산은 30조7천583억원으로, 삼성자산운용(11조1천471억원)을 압도하고 있다.
비중으로 따지면 전체 해외주식형 ETF 시장의 56%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미국 대표지수 ETF인 'TIGER 미국나스닥100', 'TIGER 미국S&P500'이 각각 순자산 4조원, 7조원대로 몸집을 키우며 수익을 뒷받침했다.
ETF 부문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해 초 임직원들에게 두둑한 성과급을 지급했다. ETF 운용사업을 총괄하는 김남기 ETF운용부문 대표는 업계 최고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순자산 66조원 이상을 쌓은 삼성자산운용은 ETF 운용 수익으로 935억원가량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점유율에선 선두를 지켰으나 운용 수익에선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살짝 못미쳤다.
지난해 4월 'KODEX 미국S&P500', 'KODEX 미국나스닥100' 등 미국 대표지수 ETF 4종의 총보수를 동일 유형 중 최저 수준인 연 0.0099%로 인하한 것이 수익에도 영향을 줬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해 139억원의 운용보수 수익을 올리며 KB자산운용(106억원)을 제치고 역전에 성공했다.
두 회사 모두 ETF 순자산은 13조원대로 비슷한 수준이지만, 해외주식형 ETF 비중이 높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수익에서 앞서나갔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미국 대표지수 ETF뿐만 아니라 미국 빅테크, 반도체, 인공지능(AI) 등을 주요 테마로 삼고 관련 해외 ETF 라인업을 확충해 왔다.
점유율 4위 한국투자신탁운용은 3위 KB자산운용과 엎치락뒤치락 순위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자료출처 한국거래소 등]
운용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운용보수 수익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삼성자산운용을, 한국투자신탁운용이 KB자산운용을 처음으로 제치면서 판도에 이미 변화가 생기고 있다"며 "운용사 입장에선 순자산과 보수 수익을 모두 잡은 똘똘한 상품이 효자 노릇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점유율 5위 신한자산운용은 55억원, 6위 키움투자자산운용은 23억원의 운용보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점유율 2.12%를 차지했는데도 보수가 낮은 파킹형, 채권형 ETF 비중이 높은 탓에 점유율이 더 낮은 한화자산운용(37억원), NH아문디자산운용(31억원)보다 예상 운용보수 수익이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액티브 명가'로 불리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순자산 9천546억원으로 41억원 가량의 운용 수익을 올리며 몸집 대비 '고수익'을 남겼다.
dyon@yna.co.kr
온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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