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 문제 해결에 형사처벌은 부적절…주주 감시 작동해야"
"판결로 이사 의무 재확인…상법 개정 없이 주주 감시 불가능"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의 '부당합병 및 회계부정'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한 지난 3일 항소심에 대해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형사적으로 처벌되지 않는 부적절한 행위도 시장 신뢰를 무너뜨리기에는 충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6일 이남우 회장과 천준범 부회장 명의로 배포한 논평에서 "항소심 법원은 '이러이러한 부적절한 행위를 했으나, 형사 처벌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이해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포럼은 법원이 피고인들의 증권사 보고서 발표 개입, 과장된 장래 계획 공표, 동의 없는 삼성물산 주주 연락처 활용, 목표주가를 설정한 자사주 매입, 미흡한 공시 등을 부적절한 행위로 인정했다면서 "모두 형사 처벌에는 부족하다고 판단됐지만 건전한 시장 신뢰와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서는 없어야 하는 행위임이 명확하다"고 했다.
포럼은 복잡한 이해관계의 균형을 찾아야 하는 자본시장과 기업 거버넌스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형사 처벌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형사 처벌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엄격한 증명이 요구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합병 관련 업무상 배임이 형사적으로 무죄라고 해서, 자본시장에서 주가와 정보를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부적절한 행위나 결론을 정하고 자료를 짜 맞추는 회계처리가 허용될 수 있다는 신호가 법원으로부터 나와서는 결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포럼은 형사적 통제를 넘어 사안에 따라 다양한 이해관계를 세밀하게 다룰 수 있는 회사법 원칙을 기초로 하고 주주에 의한 일반적 감시가 제대로 작동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선상에서 포럼은 이번 판결이 이사가 주주를 위해 행위를 할 의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 오히려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포럼은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를 명시하는 상법 개정 없이는 주주에 의한 일반적 감시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점을 재차 확인받은 것"이라며 "상법 개정은 이번 판결로 던져진 수많은 숙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포럼은 "'그래도 무죄'라는 인식이 퍼진다면 우리 자본시장의 미래는 암울할 것"이라며 "부적절한 행위를 형사 처벌이 아닌 다른 어떤 방법으로 제거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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