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판단 존중…국민들과 후배 법조인들께 죄송"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분식회계 의혹 무죄 선고로 주주가치 보호를 위한 법령 개정 필요성이 자명해졌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6일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한국 증시 활성화를 위한 열린 토론회' 이후 진행한 백브리핑에서 "사법부가 법 문헌의 해석만으로는 주주보호 가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일차적으로 판결과 관련해서는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이번 계기로 삼성이 새롭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재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돼 국민 경제에 기여하기를 국민 한 사람으로서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원장은 "주주보호 실패 사례를 막기 위해서는 법 해석에 의지하기보다는 자본시장법을 포함한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는 게 자명해졌다"며 "정부는 이미 주주가치 보호 내용을 담은 법안을 제출해 이를 법제적으로 완성하는 것이 좀 더 생산적인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 2020년 이 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을 부당하게 합병했다며 19개 혐의로 이 회장을 기소한 바 있다. 이 원장은 당시 서울중앙지검에서 이 회장에 대한 기소를 주도했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3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이 회장 등 14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 원장은 "공소 제기 담당자로서 기소의 논리를 만들었기에 결국 법원을 설득할 만큼 내용이 단단히 준비되어있지 않았다는 점에서 국민들에게 사과한다"며 "공판 업무를 대신 수행한 후배 법조인들에게도 최초 설계 과정에서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다면 사과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통과를 위해서도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주주 보호 관점에서) 미흡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지만, 너무 큰 욕심과 그림을 그려서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것보다는 움직여야 한다고 봤다"며 "정부안이 정무위원장을 통해 발의된 만큼 이달 중 국회에서 논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사위에서 상법개정안이 소위에서 논의되는 과정을 살펴보고 있으며, 국회 논의가 건전히 진행되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이날 토론회의 주제였던 증시 활성화와 관련해 시장 구조 개편, 장기투자 활성화 등 다양한 안을 검토하고 논의할 계획이다.
퇴직연금 제도 개선과 관련해 이 원장은 "고용노동부를 중심으로 금융위원회, 국민연금, 기획재정부와 지난해 한 해 동안 꾸준히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며 상당한 수준의 합의안을 만들었다"며 "제반 상황 때문에 발표하기 어려워졌지만, 올해 상반기 중 최종 결론을 낼 수 있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의 여러 정치·경제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시장 구조 개편도 논의 단계"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수만을 만들어 해결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서는 "시장 교란이나 위법이 없는 한 어떠한 형태로든 관여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과거 적대적 인수·합병(M&A) 상황에서 시장 교란이 발생한 사례가 여럿이기에, 이런 부분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 수사와 관련해 말씀드리기는 어려우나, 상당한 수준의 조사와 감리가 진행돼 금감원과 증선위, 검찰이 협업 중"이라고 부연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장지수펀드(ETF) 수수료 인하와 관련해서는 "단기적으로 과다한 방식, 상대방의 조치에 대응하는 형태로 소비자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주거나 과도한 경쟁이 질적인 문제를 간과할 수 있다는 점은 인식하고 있다"며 "과당 경쟁 우려가 있어 보이는 해당 회사의 담당자들과 면담을 진행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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