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에 이어 자동차에 대해서도 관세 부과를 검토한다고 밝히면서 국내에서 생산, 수출되는 물량도 영향권에 놓이게 됐다.
자동차는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품목이다. 당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의해 무관세가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갑작스러운 세이프가드 조치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 화면]
11일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수출은 1천277억9천만달러로 전년보다 10.5% 증가했다. 대미 무역수지는 557억달러로 사상 최대다.
이 중 자동차는 347억4천만달러, 약 50조원에 이른다. 비중으로는 27.2%를 차지하며 대미(對美) 수출 품목 중 단연 1위다. 자동차 부품은 82억2천만 달러로 6.4%를 차지했다.
수출 대부분은 현대차와 기아 등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미국에 수출한 물량은 약 100만대에 이른다. 기아의 경우 약 34만대, 현대차가 64만대 정도다.
이러한 무역수지 불균형으로, 자동차 분야는 FTA 이후에도 꾸준히 미국에서 견제해왔던 품목이다.
미국은 한미 FTA 개정 1차 협상 당시에도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을 집중적으로 공략한 바 있다. 트럼프 정권 1기에서는 한국이 미국산 자동차에 대해 추가 개방을 하고 철강 무관세를 얻어낸 바 있다.
상호 관세에 근거하면 미국이 한국에 대해 자동차 관세를 높일 이유는 없다. 하지만, 무역수지 등을 고려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업계에서는 10% 정도의 관세를 예측하고 있다.
KB증권 계산에 따르면 멕시코에 25%, 한국산 자동차에 10% 관세를 부과할 경우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은 각각 1조9천억원과 2조4천억원이 감소하게 된다.
또 다른 위협 전략으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도 거론될 수 있다.
세이프가드는 특정품목 수입이 급증해 자국 기업이나 산업에 심각한 피해가 우려되는 경우 관세 인상, 수입 물량 제한 등을 통해 규제하는 무역장벽이다. 이미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18년 수입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적용된 바 있다.
당시 트럼프 정부는 한국산 세탁기에 연간 120만대까지는 20% 관세를, 그 이상 물량에 대해서는 50%를 부과하는 세이프가드를 발동했다. 한국은 같은 해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을 제소해 2023년 5월에야 최종 승소했다. 미국의 세탁기 세이프가드가 끝난 지 3개월 뒤였다.
이러한 통상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현대차·기아는 현지 생산 확대로 유연하게 대응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정권 1기에 해당하는 2020년 현대차·기아의 현지 생산 판매 대수는 48만7천411대였으나, 지난해에는 71만3천173대까지 증가했다.
올해는 현대차 조지아주 메타플랜트(HMGMA) 가동 등을 통해 연간 생산 가능 물량을 110만대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기아의 한 해 미국 판매량이 170만대 정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절반 이상을 현지에서 소화할 수 있게 된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추가 관세 카드를 고집할 가능성은 낮지만, 협상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은 있다고 판단한다"며 "이미 멕시코 등에 관세가 부과된 상황에서 한국산 자동차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으로 공급되는 자동차 절반 이상에서 공급 비용이 증가한다"고 진단했다.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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