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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법 사각지대①] 고려아연이 촉발한 순환출자 '논란'

25.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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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국외계열사 통해 순환출자 형성

공정거래법상 순환출자 규제대상은 국내계열사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편집자주: 고려아연이 국외계열사를 동원해 순환출자를 형성한 후 공정거래법을 두고 뒷말이 많습니다. 현행 법으로 국외계열사를 동원한 순환출자를 제재하기 어려운 탓입니다. 공정거래법상 사익편취행위 규제, 지주회사 규제, 채무보증 규제에서도 국외계열사를 제재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이 같은 공정거래법 사각지대 등을 다룬 기사 3편을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김학성 기자 = 고려아연의 국외계열사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이 영풍 지분을 매입해 순환출자를 형성한 후 공정거래법 사각지대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순환출자 규제대상을 국내 회사로 한정한 탓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국외계열사도 순환출자 규제대상에 포함해 공정거래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법 사각지대 노린 고려아연…순환출자부터 상호주 의결권 제한까지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법 제22조에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는 국내 회사는 순환출자를 형성하는 계열출자를 하면 안 된다고 규정했다. 이때 계열출자는 국내 회사에 하면 안 된다.

또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회사 중 순환출자 관계에 있는 국내 계열사는 계열출자대상 회사에 추가로 계열출자를 하면 안 된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법에서 순환출자 규제대상은 국내 계열사다. 이 때문에 공정거래법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고려아연은 이 같은 사각지대를 노리고 국외계열사를 통해 순환출자를 형성했다.

고려아연은 대기업집단 영풍 소속이며 영풍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다. 따라서 고려아연도 순환출자 규제대상이다.

하지만 국외계열사를 통해 순환출자를 형성한 만큼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보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됐다.

지난달 23일 영풍은 SMC가 자사 지분 10.33%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SMC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영풍정밀, 유중근, 최창규, 최창근, 최정운)과 주식을 매매한 결과다.

이에 따라 지분구조는 '영풍→고려아연→선메탈홀딩스(국외계열사)→SMC(국외계열사)'에서 '영풍→고려아연→선메탈홀딩스→SMC→영풍'의 순환출자 구조로 바뀌었다.

선메탈홀딩스는 호주에 있는 중간 지주사다. SMC는 호주에서 아연제련 등을 하고 있다.

상법 제369조 제3항에 따르면 회사, 모회사 및 자회사 또는 자회사가 다른 회사의 발행주식 총수의 10분의 1을 초과하는 주식을 갖고 있는 경우 그 다른 회사가 갖고 있는 회사 또는 모회사 주식은 의결권이 없다.

이 같은 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정에 근거해 고려아연은 지난달 23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25.40%) 의결권이 제한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국외계열사(SMC)를 포함한 순환출자 구조에 상법상 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정을 적용할 수 있는지 법원 판단을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 고려아연 탈법행위 '가능성'…하이트진로그룹도 '국외' 순환출자

문제는 SMC의 영풍 지분 취득이 탈법행위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공정거래법 제36조와 동법 시행령 제42조에 따르면 타인 명의를 이용해 자기 계산으로 계열사 주식을 취득하는 행위는 탈법행위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고려아연이 영풍 지분을 직접 매입하지 않고 고려아연이 사실상 통제하는 SMC가 영풍 지분을 매입한 건 탈법행위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MBK파트너스·영풍 측도 고려아연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며 공정위에 신고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양측 입장을 듣고 있다며 결론을 내리기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MC의 영풍 주식 매입과 관련해 고려아연 관계자는 "SMC의 자체 판단과 계산에 따라 영풍 주식을 취득했다"며 "재무적, 투자적 측면에서도 합리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SMC의 영풍 주식 취득은 SMC의 현 사업과 미래 사업을 지키고 현금흐름까지 창출하는 효과 등을 고려한 조치"라며 "공정거래법 제36조와 동법 시행령 제42조 제4호의 탈법행위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기업집단 소속 회사가 상호출자와 순환출자로 경제력 집중 등을 의도하고 해당 규제를 회피하려는 경우 공정거래법 제36조 탈법행위는 이를 규제한다"며 "이번 사안은 성격이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해외계열사를 동원해 순환출자를 형성한 곳은 고려아연뿐만 아니다.

하이트진로그룹도 해외계열사를 통해 '하이트진로홀딩스→하이트진로→JINRO Inc.→하이트진로홀딩스' 등의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했다.

하이트진로 참이슬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하지만 공정위는 하이트진로그룹을 제재하기 힘들다. 하이트진로그룹이 공시대상기업집단이기 때문이다.

순환출자 규제대상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다. 하이트진로그룹 자산이 증가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 된다고 해도 규제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됐다.

해외계열사를 통해 순환출자를 형성한 만큼 공정거래법으로 규제하기 힘든 탓이다.

◇ "상호출자·순환출자 규제대상에 국외 넣어야"

이런 부작용 등을 고려해 전문가들은 국외계열사도 상호출자와 순환출자 규제대상에 포함해 공정거래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공정거래법 제21조(상호출자의 금지 등)와 제22조(순환출자의 금지)에서 규제대상은 국내계열사다.

국회 관계자는 "해외 계열사를 직접 규율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제개혁연대도 최근 논평을 내고 이번 고려아연 건에서 국외계열사를 통한 순환출자가 총수일가의 지배권 유지 또는 확장을 위해 이용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외 계열사를 포함한 상호출자와 순환출자를 금지하기 위해 공정거래법 개정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ygkim@yna.co.kr

hskim@yna.co.kr

김용갑

김용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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