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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나 눈이 내려 빙판길과 도로 살얼음이 나타나는 곳이 있겠습니다. 차량 운행 시 안전거리 유지 및 감속 운행하세요.'
새벽부터 재난안전문자 알림이 귓가를 울리는 12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 주차타워 4층에는 50대의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즐비했다. 현대차의 플래그십 전기차 아이오닉9이다.
지난해 말 세계 최초로 미국에서 베일을 벗은 아이오닉9은 화려했다. 베벌리 힐스 저택에서 현대차의 첫 외국인 사장이 '짜잔'하고 소개했던 차가 아이오닉9이다.
하지만 운전자로서 만난 아이오닉9은 달랐다. 4인 가족의 구성원이자 주 운전자로서 다각적으로 보게 된다. 그 시각으로 경험한 아이오닉9(성능형 AWD 6인승·캘리그래피 풀옵션 모델)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괜찮은 패밀리카'다.
◇ 간결하고 강력한 외관…트렁크엔 골프백 4개 가뿐히
현대차 제공
전장(길이)이 5천60mm. 기아의 카니발(5천155mm)과 유사하고, 팰리세이드(5천60mm)와 같다. 포르쉐 카이엔 쿠페(4천930mm)보다도 길다. 하지만 '부담스럽다'는 느낌은 없었다.
실제 크기에 비해 위압감을 줄여주는 요인은 아무래도 매끈한 차체 형태다. 자동차 전면 유리와 측면 창문을 연결하는 A필러가 완만한 선으로 이어진 데다, 루프라인도 뒤쪽으로 갈수록 낮아져 스포츠카나 쿠페와 유사하다. 또 뒤쪽으로 갈수록 안으로 밀려 부피감이 줄어든다. 이런 외관 라인은 거대한 부피감보다는 오히려 우아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전달한다.
패밀리카의 진가는 트렁크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족 구성원이 몇 명이든. '그 많은 짐을 다 넣을 수 있을까?'
연합인포맥스 촬영
트렁크 용량은 기본 620ℓ에서 최대 2천426ℓ까지 늘어난다. 3열을 접으면 골프백과 보스턴백을 각각 4개 실을 수 있다. 기본 상태로도 유모차를 비롯한 보스턴백 2개 정돈 가뿐하겠다.
캠핑이 취미인 소비자라면 더욱 적절하다. 아이오닉9 행사장에는 아예 캠핑족을 위한 수납을 구현한 공간이 있었다.
부피가 만만치 않은 캠핑 장비를 실을 때도 트렁크가 좁아서 힘들다는 말은 웬만하면 못 할 것 같다. 3열을 그대로 둔 상태로도 아이스박스를 비롯한 어지간한 캠핑용품은 다 들어간다. 2·3열을 폴딩하고 망원경을 설치하면 선루프를 통해 '별 헤는 밤'도 경험할 수 있다.
연합인포맥스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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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리 뻗고 타자…쾌적한 공간감과 동승자 편의 고려한 실내 디자인
1열부터 넓다. 레그룸은 160cm의 여성부터 190cm의 남성까지 다리 쭉 뻗을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하다. 등받이 역시 덩치 큰 성인 남성의 등도 편하게 받쳐줄 수 있을 듯하다.
3천130mm에 이르는 긴 휠베이스는 2열과 3열 승객도 만족시킬 수 있을 만큼 쾌적한 공간감을 제공한다.
자리를 2열과 3열 시트로 옮겨서 앉아봐도 전혀 답답하지 않았다. 100W 출력의 C타입 USB 포트는 승객 편의를 배가한다.
또 2열에도 '릴렉션 시트'를 적용해 탑승객 피로도 최소화했다. 버튼 두 개만으로 조작하는 차량용 안마의자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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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설에 빛나는 주행 보조 시스템
이제 달려보자. 운전 거리는 서울 광진구에서 기착지인 양평까지 왕복 97km.
광장사거리를 벗어나 올림픽대로에 진입하자 질주 본능이 자연스럽게 깨어난다. 아이오닉9 성능형 AWD의 최고 출력은 315kW, 최대 토크는 700Nm에 달한다. 한 번 충전으로 501㎞를 갈 수 있다.
연합인포맥스 촬영
설국열차의 기관사처럼 올림픽대로부터 강일IC를 지나 경기광주IC를 지났다.
3차선에서 1차선을 오가며 시속을 110km까지 올려봤다. A필러에서 소음이 들리긴 했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차체 자체는 안정적이었으며 승차감도 불편하지 않다. 무엇보다 원페달 드라이브 모드가 속도 조절에 큰 도움이 된다.
눈길의 미끄러움? 잘 모르겠다. 시야 확보? 스스로 렌즈를 닦아내는 똑똑한 카메라가 다 해결해 준다. 이 카메라 클리닝 시스템은 후방에 배치된 빌트인캠과 디지털 룸미러, 후방 총 3개 카메라를 고압으로 클리닝해주는 방식이다. 사이드미러도 습기 걱정 없는 버추얼 디스플레이다.
연합인포맥스 촬영
달리고 있는 도로는 때아닌 혹한에 얼어붙은 고속도로인데 주행감은 여름밤의 강변북로다. 살짝살짝 차선을 비껴가면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이 똑똑하게 잡아준다.
가속이 과한 고속구간부터 국도까지, 수시로 차내 온도를 바꾸고 미디어를 조작했지만 어려운 건 없었다. 만약 콕핏 내 조작이 전부 디스플레이로 이뤄졌다면 내연기관차에 익숙한 세대는 매우 어려웠을 거다. 아이오닉9의 콕핏은 다른 의미로 하이브리드다. 기존 내연기관차와 아주 유사한 인테리어에 공조 버튼을 누를 때 나오는 비프음, 그래픽 정도로 '엣지'를 더했다.
◇ 예상보다 3천만원 낮아진 가격대…'이 정도면'
당초 아이오닉9의 가격대는 1억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었다. 동급이라고 할 수 있는 기아 EV9이 7천300만원에서 8천만원대 중반으로 출시됐기 때문이다.
배경이야 어찌 됐든, 아이오닉9는 최저 6천700만원, 최고 트림도 7천9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세제 혜택 적용 후라고는 하나, 스펙을 고려하면 '우와' 할만한 수준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폭설과 장거리 운행이라는 이중고 속에서도 아이오닉9는 믿음직한 주행 성능과 효율을 보여줬다. 실내 공간의 여유로움과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은 운전자의 피로도를 낮추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올해 완성차 업계의 과업이라고 하면 역시 '캐즘' 돌파 아닐까. 전기차 역성장 시장에서 아이오닉9이 패밀리카의 주축으로 부상할지는 소비자에게 달렸다.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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