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여야정 국정협의회를 중심으로 시작되는 것처럼 보였던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위한 논의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는 모습이다.
내수 침체에 더해 수출 부진까지 우려되는 상황이고 잠재성장률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저성장 국면에 대응하기 위해선 재정 투입을 통한 경기보강이 필요하다는 방향성에 대해선 여야 모두 공감대가 이뤄진 상황이다.
하지만 추경 편성을 위한 전제조건을 두고선 여야가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극적인 타결이 이뤄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여야정 국정협의회 더불어민주당 측 실무 협상 당사자인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지난 12일 KBS 1라디오 전격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의 태도에 대한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진 의장은 "국민의힘은 추경의 필요성에는 공감한다고 하면서도 이것을 반도체특별법과 연계하고 있다"며 "그런데 추경과 반도체특별법이 연계할 사안인가, 이렇게 묻는 데 대해서는 아무런 답변을 못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애초 추경보다 이미 편성된 올해 예산의 조기 집행이 먼저라는 입장을 고수한 바 있다.
그러다 민주당의 계속된 요구에 국정협의회에서 논의하자고 한발 물러섰는데, 이번에는 추경을 반도체특별법과 결부시켜 논의의 진전을 막고 있다는 얘기다.
진 의장은 "국민의힘이 국정협의회를 할 의지가 있는 것인지 굉장히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불만에 근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우리 당은 추경 논의를 반대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실무 당사자인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추경 편성보다 반도체 특별법·연금특위 구성이 먼저'라고 밝히는 등 뉘앙스에 미묘한 차이를 뒀다.
국민의힘의 이런 입장에는 추경을 수용할 경우 민주당에 논의의 주도권을 내줄 수 있고, 조기 대선 가능성이 살아있는 상황에서 추경 이후 경기 진작에 따른 지지율 상승효과를 민주당이 가져갈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13일 "야당에서 어려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도와주자고 하는데 여당이 무조건 안 된다고 하기는 쉽지 않다"며 "그러나 지금 단계에서는 '정치 추경'이 될 가능성이 높고, 우리나라의 재정 상황도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추경 논의 여지는 열어놓는데, 시기 등은 고민을 많이 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민주당은 내심 조기 대선을 의식하면서도 표면적으로는 민생을 명분으로 추경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최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최소 30조원 규모의 추경을 제안했는데, 이 예산에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민생회복지원금, 지역화폐 예산도 포함돼 있다.
진성준 의장은 "국민의힘이 추경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야당의 주장이다 보니까 그것에 얼른 동의하지 않는 것"이라며 "야당에 정국의 주도권을 넘겨주기 싫어하는 속내가 작동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여야 간 수 싸움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우원식 국회의장,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참여하는 최고위급 국정협의회의 개최는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양당 정책위의장이 만나는 실무협상도 이번 주 추가 협상 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올해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인 2% 수준을 밑돌 것으로 예상되고, 계엄 이후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고통이 커졌기 때문에 국민의힘이 결국은 추경 편성에 동의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제기된다.
박상병 시사평론가는 "트럼프 관세 때문에 우리 경제에 먹구름이 밀려오는데 국민의힘이 추경을 마냥 미루기는 어렵다"며 "(탄핵 인용시) 대선에서도 계속 이슈가 될 텐데, 국민의힘이 더 이상 방어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탄핵이 인용되든 기각되든 양단간에 결론이 나면 어떤 식으로든 추경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어차피 정치적 이유로 상반기 내에 추경이 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예상했다.
jhhan@yna.co.kr
한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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