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분양 주택이 7만호를 넘어서면서 미분양 주택 위기 단계 중 '관심' 단계에 다시 들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7만173호로 지난해 7월 기록한 7만1천822호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7만호를 넘어섰다.
이는 국토연구원이 2023년 7월 '미분양주택 위기 단계별 정책 대응 방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제시한 미분양주택 위기 단계 중에 '관심' 단계에 들어섰음을 시사한다.
국토연구원은 장기 평균을 고려해 미분양 주택의 위기 단계를 '정상, 관심, 위험진입단계, 위험 발생단계' 등 4개로 구분한 바 있다.
20년 장기 평균인 6만4천호를 넘어서면 이를 '관심' 단계로 규정하고 그에 맞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게 국토연구원의 설명이다.
수도권의 장기 평균은 1만5천569호, 지방의 장기 평균은 각각 4만8천782호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수도권과 지방의 미분양 주택 수는 각각 1만6천997호, 5만3천176호로 모두 장기 평균을 넘어서며 관심 단계에 들어섰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6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고, 준공 후 미분양은 총 2만1천480호로 2013년 12월 이후 11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이는 20년 장기 평균인 1만9천호도 넘어섰다.
미분양주택이 늘어나면 PF 대출 부실, 건설업체 부도 등으로 이어져 국민 경제에 부담이 된다는 점에서 당국이 손 놓고 있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 정치권에서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RS) 규제 완화 등 좀 더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시 연구를 주도한 황관석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금은 장기 평균을 넘어선 '관심' 단계로 미분양 주택이 과거와 비교해 많은 수준은 아니지만, 과거와는 상황이 좀 다르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금융위기 때는 장기 평균을 웃돌 만큼의 미분양 주택이 나왔어도 금리를 낮춰, 경기를 회복시켜 주택시장이 반등했지만, 지금은 거시경제 상황이 금리를 적극적으로 내릴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공사비도 올라간 상황이라 단순히 숫자로만 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경기 침체 우려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높아지고 있지만, 글로벌 금리와 환율 위험 등으로 국내 금리 인하 여력은 크지 않다. 여기에 높아진 공사비로 건설 경기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고, 부동산 PF 부실도 여전히 건설업체들의 발목을 잡고 있어 건설업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업계에서는 집을 다 짓고도 돈을 받지 못하는 '악성 미분양'인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늘고 있다는 점과 과거보다 가격 부담이 높아진 상황에서 수도권의 준공 후 미분양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전보다 미분양 호수는 적어도 주택 가격이 비싸 부실 규모는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준공 후 미분양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1만6천997호로 1년 전의 1만31호 대비 70%가량 증가했다.
황관석 부연구위원은 "지금은 시장 상황이 나빠 좀 더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라며 "예를 들어 과거 미분양 주택이 16만호였을 때 나왔던 대책들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국토연구원은 앞서 미분양주택이 '관심' 단계에 들어서면 유동성 지원을 통한 공급자 간접지원을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 바 있다.
무주택 실수요자의 주택구입 부담 완화를 위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예외 적용해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수준으로 완화하고, 장기·저리의 주택구입 자금대출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만약 미분양 주택이 9만9천호를 넘어서 '위험진입단계'에 들어서면 미분양주택 매입 시 취득세·양도세 감면 등 수요자 지원정책과 매입임대사업자 추가 지원, 민간임대리츠 활성화 등의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미분양주택이 13만4천호를 넘어선 위험발생단계에서는 수요자 지원을 강화하고, 공공에서 미분양주택 매입(매입임대, 환매조건부) 등 직접적인 공급자 지원정책을 추진해야한다는 게 국토연의 설명이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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