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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NH證 내부통제 기준 마련"…'옵티머스 그림자' 떨쳐낸 정영채

25.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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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박정림 이어 '옵티머스' 정영채도 징계취소 소송 1심 승소

정영채 "회사 명예회복"…NH證-하나은행·예탁원 손배소도 주목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NH투자증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최근 옵티머스 펀드 사태와 관련한 징계 취소소송 1심에서 승소한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대표는 "회사의 명예를 회복할 길이 열려 한시름 놓았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정 전 대표는 13일 연합인포맥스와의 통화에서 "회사를 믿고 투자한 투자자에게는 항상 미안한 마음이고 도의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면서도 "다만 이번 행정소송 판결로 회사의 고의나 과실이 아닌 사기 범죄로 벌어진 사건이었고 회사가 선관주의 의무는 다했다는 점이 드러나 다행이다"라고 밝혔다.

2020년 불거진 옵티머스 사태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이 공공기관 매출채권 등에 투자하는 안전한 펀드라고 투자자들을 속여 1조3천억원대 투자금을 모은 뒤 부실기업 채권이나 부동산 개발 등에 투자해 5천억원 규모의 환매중단 피해를 낸 사기 사건이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펀드의 최대 판매사였다.

옵티머스 펀드 판매사로 불완전 판매 논란의 중심에 섰던 NH투자증권은 금융당국의 기관 제재를 받았고 정 전 대표는 지난 2023년 11월29일 금융사 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으로 금융위원회의 문책경고를 받았다.

문책경고는 3년간 금융권 임원 취업이 제한되는 중징계다. 정 전 대표는 징계에 불복해 같은 해 12월 징계 취소소송을 내는 한편, 이듬해인 지난해 3월 임기를 마치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NH투자증권 고문으로 활동 중인 정 전 대표는 최근 메리츠증권 상임고문으로 영입돼 오는 17일부터 메리츠증권으로 둥지를 옮긴다.

◇ 정영채 "회사 고의·과실없어…명예 회복"

법원은 1년 간의 심리 끝에 정 전 대표 손을 들어줬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송각엽 부장판사)는 정 전 대표가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낸 문책경고 처분 취소 소송에서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를 위배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이달 6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금융위는 NH투자증권이 운용사 심사기준, 상품승인소위원회 심의결과 확인·재심의 절차, 설명보조자료 검증 절차 등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지만 재판부는 내부통제 기준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은 잘못에 해당할 여지는 있어도 마련 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며 문책경고 징계를 취소하라고 주문했다.

재판부는 "신규로 거래하는 운용사에 대한 심사기준 자체가 마련돼 있지 않았다고 볼 수 없고 거래상대방 평가를 위한 최소한의 기준에 해당하는 필수기준을 규정했다"며 "심사기준을 제대로 활용하면 기준을 충족하는 운용사만이 거래상대방으로 선정될 수 있어 실효성이 없는 형식적인 기준만이 마련됐다고 볼 수도 없다"고 밝혔다.

또 "회사 의사결정 절차에는 이미 상품승인소위원회의 지적사항이 최종 의사결정에 반영되도록 시스템이 구축돼 있고 내부통제기준 자체에 금융소비자 보호, 금융질서 유지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위험성이 있다고 볼 수도 없다"고 짚었다.

재판부는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기준 마련 정도에 대해 지엽적이고 세부적인 부분까지 요구하면 처분청에서 제재 범위를 무한정 넓힐 수 있게 된다"며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이행 여부를 판단할 때는 실효성 의미를 행정처분 상대방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대해 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 법원, 'DLF 사태' 법리 적용…하나은행·예탁원 상대 소송도 눈길

이번 1심 판결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 관련 징계 취소 소송에서 적용된 법리를 그대로 따랐다.

2023년 대법원은 금융당국이 손 전 회장과 함 회장에게 내린 문책경고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는 원심을 확정하면서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한 이상 그 내부통제기준을 일부 준수하지 않았다고 해도 이를 처분사유로 볼 수 없다"고 봤다.

대법원은 금융사의 내부통제기준 준수의무 위반에 대해 제재를 가할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과 내부통제기준 '준수'의무 위반은 구분해야 한다고 밝혔다.

개정 전 금융사지배구조법에 따르면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 사항에 대한 임원 제재는 가능하지만, 준수의무 위반은 제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같은 논리로 박정림 전 KB증권 대표도 금융위를 상대로 한 징계 취소소송에서 지난해 말 승소했다. 박 전 대표는 라임펀드와 관련한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으로 직무정지 3개월 징계를 받았다. 박 전 대표 사건은 금융위의 항소로 2심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정 전 대표 소송도 금융위의 항소 가능성이 남아있는 상태지만, 정 전 대표는 "옵티머스가 '옥의 티'로 남아 지난 4년간 회사가 발전할 기회를 많이 놓쳤는데 그러한 상황이 일차적으로 해소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가 징계 취소소송 1심에서 승소하면서 NH투자증권이 하나은행과 한국예탁결제원 등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에도 관심이 쏠린다.

2021년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펀드 수탁사인 하나은행과 펀드 회계처리를 맡은 예탁결제원 등이 선관주의 의무 등을 위반한 공동 불법행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100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정 전 대표의 행정소송에서 내부통제 관련 과실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유리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해당 민사소송 1심은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심리 중이다.

d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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