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가상자산위원회 개최…법인 가상자산시장 참여 로드맵 발표
상반기 중 현금화 목적의 실명계좌 발급
하반기 전문투자자 법인은 매매 가능…금융회사는 '불허'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금융당국이 그간 막혀있던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를 단계적으로 허용한다. 올해 상반기 중 비영리기관 등 일부 기관에 가상자산의 현금화가 가능한 실명 계좌를 발급하고, 하반기부터는 일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가상자산 매매 계좌를 열어줄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13일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제3차 가상자산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법인의 가상자산시장 참여 허용과 관련한 정책 검토 결과를 최종 논의했다.
그간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는 2017년 정부 규제에 따라 원칙적으로 제한되어 왔다. 자금세탁 및 시장 과열 우려가 크다는 점을 감안한 규제였다.
다만 최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의 시행과 해외 주요 국가의 정책 변화에 따라 국내에서도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이 허용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가상자산시장의 발전 및 관리를 위해 지난해 11월 출범한 가상자산위원회에서도 관련 안건을 논의 과제로 선정해 정책 방향을 모색해왔다. 위원회에서 법인 거래를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이후 12차례 분과위원회 및 실무 TF가 진행되며 정책 방향을 세부적으로 검토해왔다.
금융위가 발표한 '법인의 가상자산시장 참여 로드맵'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를 시작으로 법인의 시장 참여가 단계적으로 허용된다.
먼저, 올해 상반기부터 일부 법인은 현금화 목적의 매도 실명계좌를 발급받을 수 있다. 다만 허용 범위는 제한됐다. 범죄수익 몰수 등을 위해 법집행기관인 검찰·국세청·관세청 등은 지난해 말부터 계좌발급을 받고 있다.
가상자산으로 기부·후원을 받는 학교법인, 기부금 단체 등은 2분기부터 실명계좌를 발급받을 수 있다. 다만 운용의 투명성이 확보되고, 주무 기관의 관리와 감독을 받는 법인이어야 한다. 다만 아직 비영리법인의 가상자산 수령 및 현금화 절차 등의 가이드라인이 미비한 만큼, 관계기관 TF는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가상자산거래소도 올해 상반기부터 가상자산을 현금화할 수 있다. 매도한 자금은 인건비, 세금 등 경영 활동에 필요한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가상자산사업자 공동의 매각 가이드라인이 먼저 마련되어야 한다.
하반기에는 위험 감수 능력을 갖춘 일부 기관투자자에 투자·재무 목적의 매매 실명 계좌를 시범 허용한다. 일종의 파일럿 테스트인 셈인데, 자본시장법상 전문투자자 법인 총 3천500여곳이 참여할 수 있다. 금융회사는 시범 운영에 참여할 수 없다.
자본시장법상 전문투자자는 리스크와 변동성이 큰 파생상품에 이미 투자가 가능하고, 기업 중 블록체인 연관 사업 및 투자에 대한 수요가 크다는 점을 고려했다.
로드맵 발표 이후 법인의 가상자산시장 참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자금 세탁과 시장 과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완 조치도 강화된다. 우선 은행은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계좌발급 시 확인하는 법인의 거래 목적과 자금 원천을 보다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또한 제3의 가상자산 보관·관리기관을 활용하도록 권고할 계획이며, 투자자에 관련 내용이 투명하게 알려지도록 공시해야 한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매매 가이드라인이 마련될 예정이다. 최종 실명계좌 발급 여부는 은행과 거래소가 세부심사를 거쳐 결정한다.
금융회사는 로드맵 발표 이후에도 가상자산 매매를 할 수 없다. 금융위는 가상자산시장의 리스크가 금융시스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금융회사의 매매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봤다.
다만 금융사의 가상자산 매매가 아닌 토큰화, 블록체인 인프라 활용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시범 운영 대상에서 제외된 전문투자자가 아닌 일반 법인의 매매 허용과 관련해서는, 파일럿 테스트 결과를 분석한 후 2단계 입법과 외환·세제 관련 제도가 정비된 이후 중장기적 관점에서 정책 방향을 검토할 계획이다.
위원회는 토큰증권의 제도화를 위해 국회 논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현재 국회에는 토큰증권을 전자증권의 한 형태로 수용하고, 증권사 연계 없이 토크증권 발행이 가능하도록 발행인 계좌관리 기관을 도입하는 등 토큰증권 제도화를 위한 전자증권법 및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제출되어 있다.
한편, 금융위는 금감원, 은행연합회, 닥사(DAXA) 등 관계 기관과 TF를 구성하고, 법인의 가상자산시장 참여 로드맵 이행을 위한 내부통제기준, 매도·매매 가이드라인 등을 신속히 마련할 계획이다.
[출처 : 금융위원회]
gepark@yna.co.kr
박경은
ge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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