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행보가 아직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보편관세 도입이 관건인데 트럼프 행정부 내 의견이 갈리는 데다 공급망 재편에 필요한 시간 등을 고려할 때 협상용에 그칠 가능성도 엿보였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최근 배포한 '트럼프 2기 행정부 관세조치에 대한 영향분석'에서 중국, 캐나다, 멕시코에 대한 관세부과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미국이 중국 등 3국에 취한 관세조치 영향을 중국에만 관세 부과하는 경우, 캐나다와 멕시코까지 관세를 부과하는 경우, 여기에 아울러 보편관세 10%포인트(p)를 부과하는 경우 등 세 가지로 가정해 분석을 진행했다.
먼저 중국에만 10%p 관세를 부과하는 경우 우리 수출은 4억1천만 달러(0.0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고 두번째 경우는 2억2천만 달러(0.03%) 감소, 마지막 경우에는 132억4천만 달러(1.9%) 감소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편관세가 시행되지 않는다면 특정국에 대한 관세부과로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셈이다.
또한 보편관세가 시행된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대미수출 타격은 비교적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보편관세 시행 시 우리의 대미 수출은 7.85% 감소가 예상되는데 칠레 2.26%, 호주 7.04%, 일본 7.32%, 베트남 7.86%, 독일 8.0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은 불공정 무역관행, 기존 무역협정, 무역상대국 환율정책 등을 4월까지 평가한 뒤 보편관세 부과 여부를 구체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원은 보편 관세 부과는 의회의 권한이며 우리의 경우 미국과 이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고 있어 쉽게 부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출처: 트럼프 2기 행정부 관세조치에 대한 영향분석,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증권가에서는 보편관세가 협상용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KB증권 김일혁 전략가는 갑작스러운 보편관세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것을 얻기가 더욱 어렵다고 최근 펴낸 글로벌인사이트 보고서에서 적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보편관세는 해외 생산기지의 자국 이전을 겨냥하고 있다. 그런데 원자재부터 중간재까지 모두 미국 내에서 조달할 수 있는 제품이 거의 없기 때문에 보편관세는 미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시킨다고 해도 관세부담을 피할 수 없게 만든다.
따라서 원가에서 수입 원자재와 중간재 비중이 높은 산업은 보편관세를 도입하더라도 해외 생산기지를 두는 편이 더 나을 수 있다. 이들은 생산기지 이전보다는 오히려 정책환경 변화에 주력할 가능성도 있다.
보편관세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 내 의견이 엇갈리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는 무역강경론자인 피터 나바로 무역·제조 담당 수석고문의 입김이 강했는데 2기에서는 물가 부담을 우려하는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케빈 헤셋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관세 정책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13일 펴낸 '트럼프 2기 행정조치의 주요 내용과 시사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당일 발표한 '미국우선무역정책' 대통령 각서에 즉각적인 관세부과조치가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이는 트럼프 행정부 내에 의견 대립을 암시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있다고 설명했다.
나바로 수석고문과 미국무역대표부(USTR) 후보자 제이미슨 그리어가 전면적이고 즉각적인 관세부과를 지지한다면, 베센트와 헤셋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는 점진적인 관세부과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일혁 KB증권 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부과를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에는 25%, 알루미늄에는 10%의 관세를 부과했는데 철강은 수입이 미국 내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7%인 반면, 알루미늄은 무려 87%를 차지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역시 관세 부과를 통해 자국민의 부담이 증가하는 상황은 피하고 싶어 하는 방증이 될 수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트럼프 1기 때처럼 슬그머니 예외가 인정되면서 관세 효과를 낮출 가능성이 높다"고 김 전략가는 전망했다.
FILE PHOTO: U.S. President Donald Trump is given a hat by Wisconsin Governor Scott Walker (R) as he arrives at the world headquarters of Snap-On Inc, a tool manufacturer, in Kenosha, Wisconsin, U.S., April 18, 2017. REUTERS/Kevin Lamarque/File Photo
spnam@yna.co.kr
남승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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