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라이프·KB라이프생명도 '절판 마케팅' 가세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이른바 '최고경영자(CEO) 보험'으로 불리는 경영인 정기보험에 대한 강도 높은 점검에 나선 금융감독원이 한화생명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이번 점검 과정에서 상품 설계는 물론 출시, 판매, 사후 관리 등 전 과정에 걸쳐 부적절한 정황이 포착된 데다, 타사 대비 보험대리점(GA)에 지급한 수수료도 지나치게 높아 다방면의 문제가 적발됐기 때문이다.
이에 이미 올해 첫 정기 검사 대상에 올라가 있는 한화생명과 자회사 형 GA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금감원의 고강도 검사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경영인 정기보험 점검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경영인 정기보험은 최고경영자 등 기업 경영진의 갑작스러운 유고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보장성 보험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본래의 목적보다 '높은 환급률', '절세효과' 등을 강조하며 영업이 확대됐다. 또 CEO의 특수관계인인 자녀 등을 설계사로 위촉해 모집 수수료를 지급하는 변칙적인 영업방식인 이른바 '컴슈랑스'도 성행했다. 금감원이 경고하고 나서며 소위 '절판 마케팅'이 기승을 부리기도 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마지막 한 주 동안 경영인 정기보험을 판매한 실적이 있는 15개 생보사를 대상으로 일단위 모니터링에 착수했다. 그 결과 11개 생보사가 직전월 판매 건수 또는 초회보험료를 초과해 판매하는 등 절판마케팅에 가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 기간 한화생명은 전체 생보사 판매실적의 32.5%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판매량을 보였다. 총 판매건수는 644건(초회보험료 22억5천200만원)을 기록했고, 실적 증가율은 직전월 일평균 대비 152.3%나 높았다.
무엇보다 이 기간 지급한 평균 모집 수수료(GA지급 기준)는 초회보험료의 872.7% 수준에 달했다. 특정 건의 경우 1,053.0%(초회보험료 2천900만원·수수료 3억500만원)를 지급한 사례도 있었다.
은행 금융지주 자회사인 신한라이프와 KB라이프생명도 절판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절대적인 규모는 한화생명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일평균 판매 건수 기준으로는 한화생명(107건)이 신한라이프(56건)와 KB라이프생명(49건)을 압도했다. 일평균 초회보험료 역시 한화생명이 3억7천530만원으로 신한라이프(2억660만원)와 KB라이프생명(1억8천730만원)을 크게 웃돌았다.
금감원은 생보사들이 경영인 정기보험의 수익성이 기준에 미달했지만, 별도의 대응계획 없이 상품전략위원회에서 판매를 승인했다고 봤다. 상품 개정 시 기존에 포함했던 장기 유지보너스 지급 후 대량해지 가정을 임의로 제외해 CSM율이 상향되는 것으로 보고하는 사례도 많았다.
특히 금감원은 GA 채널 시책안 수립 과정에서 거쳐야 하는 소비자 보호 부서와의 사전협의제도를 형식적으로 운영함으로써 불완전 판매율이 상승한 점을 가장 큰 문제로 봤다. 이런 상황에서도 생보사들은 GA 시책비를 꾸준히 올렸다.
GA 소속 설계사가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에게 직접 금전 등의 특별이익 제공하거나, 일부 모집설계사 등이 가상계좌를 통해 보험료를 대납한 사실도 적발됐다.
모집설계사가 타 GA 소속 설계사의 명의로 보험을 모집한 후 명의상 설계사로부터 수수료 상당 금원을 지급받거나, 동일 GA 또는 타 GA 소속 설계사 간 상호 보험료 대납을 통해 일정 기간 계약 유지 후 해지로 인한 차익을 수취하는 등 작성계약이 의심되는 사례도 있었다.
그밖에 지난해 경영인 정기보험 판매량의 70% 이상이 법인이 아닌 개인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피보험자가 경영진이 아닌 주부, 학생 등 비경제활동인구인 경우도 다수 있었다.
금감원은 우선 이번 경영인 정기보험에 대한 점검 결과 문제가 상당수 적발된 한화생명과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최우선 검사 대상으로 선정해, 고강도 검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미 금감원은 보험개혁회의를 통해 수수료 부당 지급이나 특별이익 제공 등의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법상 허용하는 최대 수준의 제재를 내리기로 한 바 있다.
이 기조를 이어 금감원은 상품의 설계와 판매, 인수 후 사후관리 등 전 과정에 대한 종합적인 점검은 물론 보험사와 GA에 대한 내부통제 강화를 유도할 방침이다.
이어 과징금·과태료 부과 시 법정 한도액 100% 부과를 건의하고, GA·설계사 위법행위 시 등록취소·업무정지 추진 등도 검토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선 위법 행위가 다수 적발된 곳에 대한 우선적인 고강도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상속, 증여세 등 탈세가 의심되는 행위에 대해선 과세당국과도 공조해 탈세를 방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eong@yna.co.kr
정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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