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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200억원대 美 라스베이거스 저택은 왜 LG전자와 손 잡았나

25.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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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고급 가전 라인업 'SKS'와 고급 저택의 결합

(라스베이거스=연합인포맥스) 진정호 특파원 = 미국 생활 가전 부문에서 이미 신뢰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LG전자는 이제 미국 중산층 이상의 프리미엄 계층을 어떻게 공략하고 있을까. LG전자의 초(超)고급 가전 라인업 'SKS'를 어떻게 미국 시장에서 전개해 나갈까.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되고 있는 미국 최대 디자인·건축 박람회 'DCW(Design & Construction Week) 2025'를 취재하면서 이같은 궁금증이 계속 일었다. LG전자가 고급 가전 라인업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SKS로 리브랜딩하면서 미국 고급 주택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겠다고 거듭 강조했기 때문이다.

'더 뉴 아메리칸 홈(TNAH) 2025' 전경

[LG전자 제공]

지난 26일 방문한 '더 뉴 아메리칸 홈(TNAH·티나)'는 LG전자의 이같은 전략 중 일면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티나는 미국 고급·고가 주택의 최신 추세를 보여주는 '국제건축전시회(IBS) 2025'의 공식 견본 주택(쇼홈)이다. IBS는 1984년부터 전미주택건설협회(NAHB)와 협업해 해마다 최신 트렌드의 새로운 주택을 짓고 전시회 참가자에게 참관 기회를 제공해왔다.

올해 공식 견본 주택은 IBS가 열리고 있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차량으로 30분 정도 떨어진 네바다주(州) 핸더슨에 자리 잡고 있었다. 산등성이에 지어진 이 고급 주택가는 라스베이거스 도심이 한눈에 보이고 외부와도 독립돼 있어 사생활이 보호되는 점이 눈에 띄었다.

IBS의 견본 주택이 특이한 점은 실제 판매된다는 점이다. 지난해 만들어진 공식 쇼홈도 IBS 행사 기간 공개를 마친 직후 곧바로 매각됐다고 한다. 당시 판매가는 1천만달러(약 147억원) 수준이었으며 올해 참관한 견본 주택은 1천550만달러에 이미 매물로 나와 있다.

티나의 팀 유닉 프로젝트 매니저는 이날 참관을 안내하면서 올해 견본 주택은 지난해보다 더 넓고 지하실과 와인 저장 공간이 갖춰진 데다 최신 기술까지 집약돼 있다며 "외관은 노출 콘크리트, 내부는 따뜻한 나무 느낌을 살려 '모던 엘레강스'를 지향했다"고 말했다.

'TNAH 2025' 건축 과정 설명하는 프로젝트 매니저

[LG전자 제공]

올해 견본 주택은 약 880㎡의 크기에 5개의 침실과 5개의 욕실, 수영장, 지하 와인 저장고 등을 갖췄다. 와인 저장고는 1층의 유리 바닥을 통해 외부에서 들여다볼 수 있게 설계됐다.

견본 주택을 둘러보니 곳곳에 LG전자의 고급 가전제품이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LG전자 측은 ▲듀얼 가스 48인치 프로레인지와 후드 ▲더블 월오븐과 스피드 오븐 ▲30인치 냉동_냉장고 ▲세탁기와 건조기, 에어컨 등이 쇼홈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LG전자에 따르면 견본주택에 설치된 시스템 에어컨 '멀티브이 에스'(Multi V S)는 '공기열원 히트펌프' 기술을 활용했다. 화석연료 없이 전기로 냉난방을 제어하는 제품이다. 주방에는 30인치 더블 월오븐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 AI를 요리에 활용하는 '고메 AI'(Gourmet AI) 기술이 특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티나 측은 빌더(미국 건설업계 종사자)이고 우리가 납품하는 고객들"이라며 "이런 이벤트를 통해서 빌더들과 교류하고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미국 시장에서 '빌트인' 시장에 전략적으로 집중하는 단계다. 개별 제품을 단순히 판매하는 것을 넘어 주택 설계 단계부터 빌더들과 함께 사업을 진행하며 '토탈 공간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게 LG전자의 구상이다.

'더 뉴 아메리칸 홈(TNAH) 2025' 주방의 SKS 가전들

[LG전자 제공]

미국의 빌트인 가전 시장은 약 70억달러(약 10조원) 규모로 단일 국가로는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LG전자는 일반 제품군과 함께 SKS를 내세워 고급 빌트인 가전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미국 빌더 시장은 미국 생활가전 시장의 약 2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LG전자는 작년 기준 빌더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64% 급성장했다.

이날 견본 주택 현장에는 취재진 외에도 IBS를 방문한 미국 전역의 업계 관계자들이 계속 밀려들었다. 최근 고급 주택이 어떻게 지어지고 내부 인테리어와 가전제품은 무엇이 들어갔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LG 관계자는 말했다.

jhjin@yna.co.kr

진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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