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지난 1월 남양유업 前 회장 '셀프 찬성' 취소 판결
이해상충 해소 안 되면 "주총 이후 소송으로 결의 무효 가능"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이달 대거 열리는 상장사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인 주주가 임원의 보수 한도를 정하는 의안에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4일 이남우 회장과 김형균 부회장 명의로 배포한 논평에서 "보수의 상한을 정하는 데 있어 이사인 주주의 '셀프 찬성'은 심각한 이해 상충 문제를 야기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상법 제368조 제3항은 '총회의 결의에 관하여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자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포럼은 임원인 주주가 임원 보수 한도 결의에 의결권을 행사하면 이 상법 조항을 위반한다고 보는 것이 학계의 통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거의 모든 상장사에서 임원 보수 한도 결정 시 임원인 지배주주가 의결권을 행사해왔다.
경제개혁연구소에 따르면 ㈜LG와 경동나비엔, 아이에스동서 등 극히 일부 기업만이 이사 보수 한도 의안에서 지배주주이자 이사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했다.
포럼은 최근 '남양유업 사건'에서도 법원이 이 같은 점을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이사이자 주주였던 홍원식 남양유업 전 회장이 이사 보수 한도 의안에 찬성한 것이 상법 제368조 제3항 위반으로 무효라고 본 앞선 1심 판결을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1월 재확인했다.
포럼은 "과거 일부 하급심 판례에서 임원 보수 한도 '셀프 결의'가 무효라고 확인됐지만, 주요 상장사에서 해당 조문의 적용이 2심 판결로 확인된 것은 처음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포럼은 "해당 조문을 적용하지 않으면 주총 이후 소송에 직면해 안건이 무효가 되고 이사들이 보수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포럼은 임원 보수를 주주가치와 연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보다 앞서 보수 한도를 정하는 방식에서 이해 상충이 없어야 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일례로 미국에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주식보상안 표결 시 머스크 CEO를 제외한 일반주주끼리 표결을 진행했다(Majority of Minority·MoM).
그런데도 미국 법원은 머스크 CEO의 주식보상안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주총보다 앞선 이사회에서 주식보상안을 결의한 이사들이 머스크 CEO와 친분이 있어 독립적이지 않았고, 주총 전 안건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포럼은 "미국에서는 형식적 이해 상충을 넘어 실질적 이해 상충까지 따질 정도"라며 "한국은 아직 갈 길이 멀다. 기본적인 것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총부터 모든 상장사가 이사 및 감사의 보수 한도를 결의할 때 상법 제368조 제3항을 적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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