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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 트라우마…DB하이텍, '이사 수 상한' 재추진

25.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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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구성 '9인'으로 제한…꽉 채워 선임

작년엔 소액주주 반대로 '고배'…올해는 다를까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DB하이텍[000990]이 지난해 실패한 정관 내 '이사 수 상한 설정'을 다시 한번 추진한다.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다만 소액주주를 중심으로 반대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어 실제 상한을 설정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사 수 조정을 위한 정관 변경은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특별결의사항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은 오는 20일 경기도 부천 본사에서 '제72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이사 선임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자기주식(자사주) 소각의 건 등을 상정한다.

앞서 소액주주 연대는 지난달 회사에 정관 변경과 자사주 소각 등을 주주제안했는데, 회사는 모든 안건을 주총에 올리기로 결정했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정관 변경의 경우 총 여덟 건(6-1~6-8호)으로 구성됐다. 회사의 안은 하나고 나머지는 모두 주주제안이 들어온 것이다.

회사는 '4인 이상'으로 돼 있는 이사 수를 '9인 이하'로 바꾸는 정관 변경을 추진한다. 기존에 '하한'이 설정돼 있던 것을 '상한'으로 바꾸는 개념이다. DB하이텍 측은 "효율적인 경영을 도모하기 위한 이사의 수 조정"이라고 목적을 밝혔다.

현재 DB하이텍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4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자산 규모 2조원 미만(2023년 말 기준) 상장사로 사외이사가 전체 이사회의 4분의 1을 넘기면 되지만 선제적으로 과반을 채웠다.

이 중 조기석 대표이사(사장)와 양승주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 배홍기·정지연 사외이사의 임기가 이번에 만료된다.

이에 회사는 이들 네명의 재선임과 홍남기·박건수 사외이사의 신규 선임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 경우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6명 등 '9인 체제' 이사회가 완성된다. 정관 변경에 성공할 경우 정관상 이사 수를 꽉 채우게 되는 셈이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이는 외부 세력, 혹은 제3자의 경영권 흔들기를 막으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이사회 진입 자체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DB하이텍의 경우 최대주주인 DB아이엔씨(Inc.)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23.91%에 불과해 외부 공격에 취약한 편이다.

실제로 지난 2023년 KCGI가 DB하이텍 지분을 7.05% 취득하고 거버넌스 개선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지난해 주주총회에선 KCGI와 소액주주 연대가 각각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올해의 경우 회사 외에 소액주주 등이 별도의 이사 후보를 제안하진 않았다. 다만 언제든 경영권 공격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미리 정관을 고쳐 경영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실제로 소액주주 연대는 "회사가 작년에 부결됐던 이사의 수 상한을 다시 들고나왔다"며 "경영권 방어 목적의 이사 수 상한은 작년과 같이 반드시 부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액주주 연대는 현재 의결권 대리 행사를 위한 위임장을 모으고 있는데 해당 안건에 대해 반대를 당부했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에 따르면, 연대는 현재 주주 1천589명으로부터 지분율 5.30%에 해당하는 의결권을 확보한 상태다.

정관변경안은 출석주주 3분의 2, 발행주식총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 특별결의사항이다. 출석률에 따라 가결 기준이 달라지지만 최대주주 외 소액주주의 지지가 꼭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DB하이텍의 주요 주주는 ▲DB Inc. 및 특수관계인 23.91% ▲국민연금 7.27% 등이다. 1% 미만 소액주주 몫이 60%가 넘는다.

DB하이텍은 지난해 정기 주총에도 유사한 안건을 올렸었다. 그때는 '4인 이상'을 '4인 이상 8인 이하'로 고치는 내용이었다. 숫자가 9 아닌 8이었지만, 이번과 마찬가지로 이사 수의 '상한'을 설정하는 게 골자다. 당시도 회사는 효율적 경영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안건은 찬성표가 출석 주주의 60.70%에 그치며 부결됐다. 반대 등이 39.30% 나온 것이다. 마찬가지로 특별결의사항이었던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 ▲배당절차 선진화 등이 99.5%의 찬성을 얻어 가결된 것과 대조적이다. 소액주주의 표심이 주총 결과에 영향을 미친 하나의 사례로 기록됐다.

이날 주총에선 소액주주의 주주제안을 제외하고 회사와 KCGI 측 추천 이사가 모두 선임돼 '8인 이사회'가 꾸려졌다. 만약 정관상 이사 상한이 설정됐다면 최대 인원을 꽉 채운 숫자라는 점도 이번과 똑같다.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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