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대미 1천억달러 신규 투자 발표…빅테크와 밀착
미국 투자 줄인 삼성전자, 큰손 고객 확보 과제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애플,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퀄컴.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1위 기업인 대만 TSMC가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투자 규모를 1천650억달러(약 240조원)까지 늘린다고 발표하면서 언급한 고객사들이다. 모두 내로라하는 미국의 빅테크다.
큰손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TSMC의 공격적인 미국 투자로 더욱 수세에 몰리게 됐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5일 TSMC에 따르면 TSMC는 향후 수년간 미국에 신규로 1천억달러를 투자한다. TSMC는 3개의 팹(반도체 생산공장)과 2개의 첨단 패키징 시설, 연구개발(R&D) 거점을 증설한다.
현재 진행 중인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대한 투자(650억달러)를 더하면 TSMC의 대미 투자는 1천650억달러까지 늘어난다.
전날 백악관에서 이런 계획을 발표한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 옆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인공지능(AI)·크립토 총괄이 자리했다.
TSMC가 미국 투자를 확대함에 따라 빅테크 고객과의 결합은 한층 끈끈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TSMC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회사) 입장에서는 TSMC가 관세 장벽이 없는 현지 투자를 늘리면 보다 편하게 생산을 맡길 수 있어서다.
TSMC는 이번 투자 확대가 "고객을 지원하기 위한 TSMC의 헌신을 보여준다"며 "AI를 비롯한 반도체 첨단 응용처에 수천억달러의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더해 TSMC는 인텔 파운드리 인수 참여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사 여부는 불확실하지만 TSMC가 선단 공정 경쟁자인 인텔 파운드리에 대한 지배력까지 확보하면 미국 내 입지는 더욱 커질 수 있다.
TSMC의 이 같은 행보에 삼성전자는 긴장하고 있다. 가뜩이나 TSMC에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는 상황인데, 격전지인 미국에서 격차를 좁히기 더욱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TSMC가) 이미 투자를 늘리겠다고 바이든 정부 때부터 이야기해왔다"면서도 지금의 TSMC 우위 경쟁 구도가 강화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창욱 보스턴컨설팅그룹 파트너는 "TSMC가 팹을 짓는 건설 비용이 대만보다 미국에서 7~10% 비싸다"며 "관세에 크게 영향을 받기보다 원가가 조금 올라가더라도 안전한 선택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이 커지는 것만큼 필요한 투자를 대만이 아니라 미국에 하는 것"이라면서 삼성전자에 즉각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2019년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파운드리 등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1위를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내걸고 막대한 투자를 집행해왔다. 당시 삼성전자가 발표한 투자 규모는 133조원이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기대와 달리 파운드리 시장 1위 TSMC와의 격차는 점점 벌어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의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은 2019년 1분기 48.1%에서 2024년 3분기 64.9%로 뛰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9.1%에서 9.3%로 줄었다.
IDC는 TSMC의 점유율이 올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주문량이 예측에 미치지 못하자 삼성전자는 지난해 파운드리 투자를 전년 대비 줄였으며, 올해도 기존 인프라의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미국 정부와 반도체법(CHIPS Act) 보조금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텍사스주 오스틴과 테일러에 대한 예상 투자 규모를 기존 400억달러에서 370억달러로 감축했다.
삼성전자는 현재로서는 미국 투자 계획에 변동이 없다고 밝혔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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