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금융지원금 17조의 3배…산업은행에 별도 기금 설치
중소·중견기업도 국고채 수준 초저리 혜택…지분투자도 병행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정부가 반도체·바이오 등 첨단전략산업 지원을 위해 최대 50조원의 대규모 기금을 조성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관세 폭탄'에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수출기업에 신속하게 자금을 투입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조치다.
국가 미래전략에 필요한 첨단전략산업 전반을 폭넓게 지원할 계획으로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중소기업까지 국고채 금리 수준의 초저리 대출은 물론 지분투자 등으로 자금 지원 범위를 확대한다.
정부는 5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미래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첨단전략산업기금 신설 방안'을 확정했다.
◇정부보증 채권으로 저리 조달…지원대상 확대
첨단전략산업기금은 5년간 50조원 규모로 산업은행에 조성된다.
당초 예상(34조 원)보다도 15조원 이상 늘어난 규모다. 앞서 최 대행은 반도체 금융지원 프로그램(17조원)의 두 배 이상 규모로 첨단전략산업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기존의 반도체 금융지원 프로그램 중 올해 집행 예정인 4조2천500억원은 그대로 운영하고, 나머지 2년분(12조7천500억원)은 첨단전략산업기금으로 통합해 운영할 계획이다.
자금지원 대상은 반도체,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바이오, 방산, 로봇 등 산업부 소관 첨단전략산업법에 지정된 6개 업종과 백신, 수소, 미래형이동·운송수단, 인공지능 등 조세특례제한법상 국가전략기술을 보유한 4개 영위 업종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철강 등 품목에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자동차·철강 업종까지 지원 대상을 넓혀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일단은 첨단산업 지원에 집중하기로 했다.
권유이 금융위원회 산업금융과장은 "정부는 미래전략 및 경제안보에 필요한 산업을 부처 간 협의를 통해 필요시 추가 지정해 나갈 예정"이라며 "첨단전략산업 생태계 전반에 경쟁력이 제고될 수 있도록 대기업, 중소·중견기업 등 규모에 제한 없이 폭넓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기금의 재원은 정부보증 첨단전략산업기금채 발행으로 조달한다. 정부 보증으로 기금채를 발행하는 만큼 산은 채권보다 조달 금리를 낮출 수 있다.
코로나 대응을 위해 조성한 기간산업안정기금처럼 정부가 매년 국회에 정부보증 한도 내에서 순차적으로 발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정부보증채를 재원으로 하는 기금의 경우 금융회사 별도 출연이 없다. 이에 정부는 산은 업무에 '기금에의 출연'을 추가해 기금채 이자 및 초저리대출 비용 등을 감내하도록 했다.
◇SPC·구매자금융 등 맞춤형 지원…민간 부담↓
지원방식도 기존 프로그램과 차별화한다.
국고채 수준 초저리대출,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등을 통한 지분투자 등 기업 수요에 맞는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먼저 반도체 이외 첨단산업의 설비투자·R&D 자금도 최저 국고채 수준으로 초저리 대출 지원이 가능해진다.
정부는 은행·산은과의 공동대출(신디케이션)을 통해 전체 지원 규모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전력·용수 등 리스크가 큰 초장기인프라사업에는 기금이 후순위 보강하고 산은 본체·민간은행과 대규모 자금지원 시행한다.
기금이 일정수준을 후순위 보강하게 되면 참여 은행들의 대출 위험가중치(RWA)는 최대 400%에서 100%로 감축되므로 출자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대규모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차입이나 저리대출이 어려운 중소·중견기업은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 및 지원기업과의 합작법인(SPC) 설립 등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예를들어 반도체 팹(Fab), 방산의 MRO 등 대규모 공정설비를 신설하는 경우 지원기업과 SPC를 설립해 기금이 일정 수준의 지분을 보유하는 방식 등이 속한다.
또 첨단전략산업이 글로벌 수주 경쟁 과정에서 필요한 경우 구매 상대방에 대한 금융지원 패키지를 제공하는 구매자금융도 지원 방식에 추가했다.
첨단전략산업기금은 총 7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기금운용심의회에서 자금 운용을 결정하게 된다.
다만 지원대상 산업을 추가하거나 연도별 운용 규모 등 기금 운용의 주요 정책사항에 대해서는 관계부처 합동 산경장 회의를 통해 최종 승인을 받는다.
정부는 산업지원이 시급한 만큼 속도감 있게 다음달 중 국회에 산은법 개정안과 첨단전략산업기금채권에 대한 국가보증동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이르면 올 상반기 중 기금이 신설돼 연내 가동이 가능해진다.
권유이 과장은 "후순위보강, 구매자금융 등을 통한 지원방식으로 상당한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다는 가정하에 실제 지원 규모는 100조원가량으로 추산된다"면서 "조속한 시일 내에 법안이 통과돼 가급적 연내에 실제 지원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이현정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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