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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산업기금으로 '트럼프 리스크' 넘는다…"100조 효과"

25.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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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폭탄 정책 대응 절실…대규모 자금투입 '필수'

민·관 협력해 지원효과 늘린다…향후 업종 확대 가능성

미국 관세부과 소식 전하는 멕시코 신문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정원 기자 = 정부가 당초 계획보다 15조원 이상 늘어난 '50조원+α' 규모의 초대형 첨단전략산업기금을 조성한 것은 그만큼 미국발 '관세 폭탄'에 대한 위기감이 커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주요국이 첨단전략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총성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국책금융기관을 통해 적극적인 금융 투자·지원을 주도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 기금 신설로 미국의 관세 정책에 따라 피해를 볼 우려가 커진 반도체를 비롯해·2차전지·전기전자 업계 등이 100조원 안팎의 직·간접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응 "초격차 경쟁령 유지하라"

정부는 5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50조원 규모의 첨단전략산업기금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한국의 첨단산업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최 대행이 첨단산업 전반을 지원하기 위한 기금 조성 계획을 밝힌 지 한 달 만에 구체적인 운영안이 공개된 것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글로벌 기술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각 국은 첨단전략산업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국가단위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미국 내 반도체 공장을 세우는 기업에 세액공제와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칩스법(CHIPs)을 발표했고, 일본은 '경제안전보장 추진법'을 제정해 반도체·배터리 같은 중요 물자의 공급 확보책을 마련했다.

중국의 경우 반도체 분야에만 지난 10여년간 562조원을 지원하는 등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는 등 우리나라가 초격차를 유지하고 있던 다수 산업에서 기술력 격차가 축소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세계 R&D투자 2천개 기업 중 한국기업은 2013년 54개에서 2023년 40개로 줄었다. 반면, 중국기업의 수는 119개에서 524개로 급증했다.

정부도 반도체 저리 대출 등을 통해 첨단전략산업을 지원하고 있지만 경쟁국 대비 작은 규모, 금융규제, 대출 중심이라는 한계가 노출되면서 경쟁력 측면에서 충분치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초저리 대출처럼 국고채 수준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정부 출자가 전제돼야 하므로 신속한 대응이 어려운 측면이 있고 근본적으로 대출 지원의 경우에는 이자 비용이 계속 나가기 때문에 기업의 원가 경쟁력 측면에서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여기에다 트럼프 정부의 각국 '관세 폭탄' 정책으로 첨단전략산업에 대한 대규모 지원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권유이 금융위 산업금융과장은 "미국 신정부의 고율 관세부과로 자국 우선주의가 더욱 강화되고 상황"이라며 "수출의 근간 산업인 첨단전략산업에 대한 지원이 절실해졌다"고 말했다.

◇ 산은·시중은행 협력해 100조 집중 지원

정부는 우선 정부보증채 발행을 통해 50조원 규모의 첨단전략산업기금 재원을 마련한다는 목표지만, 향후 은행권과의 협업을 본격화할 경우 실질적인 지원 효과는 100조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강기룡 기재부 정책조정국장은 "산업부를 통해 확인한 수요에 따르면 50조원 수준의 기금은 충분히 파격적인 규모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첨단전략산업기금 내 마련될 50조원의 경우 국고채 수준의 초저리대출과 지분투자, 후순위 보강 등을 통해 국내 중요 산업군에 투입되는 구조다.

현재 국내 주요 기업들은 저리대출을 받더라도 자금조달에 따르는 이자비용이 원가에 반영돼 정부 지원을 받는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이 쉽지 않다는 점을 적극 어필해왔다.

정부가 대출금리를 국고채 수준으로 낮추고, 지분투자와 후순위 보강 등 이른바 '지분투자형 지원'을 대폭 확대하기로 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특히, 지분투자의 경우 시장성 차입이 어려운 중소·중견기업에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지분투자의 경우 별도의 이자비용 지출은 없지만 경영권·의사결정 리스크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 단점인데, 정부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의결권 미행사' 방침도 정했다.

지원 범위도 확대 여지가 있다.

현 상황에선 지원대상이 첨단전략산업법과 조세특례제한법 영위 업종에 국한돼 있지만, 향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종까지 범위를 확장할 수 있는 길도 열어 뒀다.

특히, 지분투자나 후순위 보강 등에서는 향후 은행권과의 협업 효과도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전력·용수 등 초장기 인프라사업에 대해 첨단전략산업기금이 후순위를 받치고, 산은 본체와 민간은행이 추가로 출자하는 구조 등을 고려 중이다.

현행 규제 하에선 정부가 전체 출자액의 7.4%에 대한 후순위를 보강할 경우 은행 출자분은 대출 수준의 위험가중치만 적용받는 것이 가능하다.

은행권이 정부의 후순위 보강 없이 특정 프로젝트에 투자할 경우엔 위험가중치(RWA)는 상장·비상장사 여부에 따라 250~400%를 적용하게 된다.

하지만 정부가 후순위 7.4%나 선순위 20% 수준을 떠받칠 경우엔 은행권 또한 위험가중치를 100%만 적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RWA 관리가 핵심 과제 중 하나인 은행 입장에선 투자 여력이 대폭 개선되는 셈이다.

권유이 금융위 산업금융과장은 "가계부채의 경우 타이트한 관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은행권 또한 기업부문 투자에 관심이 큰 것으로 안다"며 "RWA를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인은 확실하다고 본다. 추후 은행권과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고 전했다.

hjlee@yna.co.kr

이현정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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