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최대 분트 금리 상승폭
일본 8bp·호주 12bp 상승 등 순차적 매도 우려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미국채 다음으로 글로벌 채권시장 투자자들에게 선호되는 독일 국채(분트) 시장이 그야말로 폭격을 맞았다. 재정 확대 이슈가 투매로 이어져 벤치마크 금리가 30bp나 급등했기 때문이다. 채권시장 투자자들의 옥석 가리기로 아시아 주요국 채권시장이 덩달아 쇼크에 휘말리는 모습이다.
6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531)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42분 현재까지 도쿄채권시장에서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의 장중 최대 상승폭은 8.05bp를 기록했다. 이 기간물이 장중 8bp 넘게 오른 것은 지난 2023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금리 수준으로 보면 역사적으로 더 보기 드문 기록에 근접했다. 장중 고점이 1.5263%였다. 19년 만에 최고치다.
도쿄채권시장에서만 투매가 관찰되는 것이 아니다. 호주채권시장도 몸살을 앓고 있다. 호주 국채 10년물 금리는 12bp 넘게 치솟았다. 연중 가장 큰 상승폭이다.
뉴질랜드도 이러한 흐름에 연동해 채권금리가 8bp가량 높아졌다. 20년물 금리는 5%를 넘어서게 됐다.
일본 및 호주 등 아시아 주요국 채권시장이 휘청인 이유는 독일 국채(분트) 때문이다. 정부 재정지출 및 적자가 대폭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시장참가자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지난 2022년 당시 리즈 트러스 전 영국 총리를 사임시킨 이른바 '트러스 모멘트'와 유사한 맥락이다.
독일 차기 연립정부 구성을 협상 중인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과 사회민주당(SPD)은 인프라 투자를 위해 5천억유로의 특별기금 설치를 추진하는 한편으로 방위비 지출 확대 차원에서 부채 제한 조항을 완화하는 데 합의했다. 구조적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0.35%를 넘지 못하게 하는 부채 제한의 고삐가 풀린 셈이다. 이에 따라 분트 10년물 금리는 5일(현지시간) 29.60bp 폭등했다.
인포맥스 통계(1995년 4월부터) 기준으로 이 기간물에서 이보다 큰 일간 금리 상승폭을 찾아볼 수가 없다. 분트 10년물 금리가 하루에 25bp 이상 오른 사례도 1998년 10월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발견된다. 그만큼 시장이 받은 충격이 극심하다는 뜻이다.
아시아 채권시장의 대혼란은 분트 쇼크를 기점으로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채권들을 처분하는 수순으로 풀이된다. 독일보다 투자 선호도가 열위인 국채가 함께 피해를 보는 셈이다.
글로벌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포트폴리오에 필수적으로 미국채를 담는다. 다음으로 선호되는 국채 발행 국가가 독일이다. 유럽에서 가장 안전한 상품으로 평가돼서다.
다음으로 일본, 영국 국채(길트), 프랑스 및 유럽 국가, 캐나다 등이다. 호주까지 가면 상대적으로 투자자 풀이 줄어든다. 그만큼 역외 투자자들의 수급이나 대외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일본과 호주는 모두 다른 국가 대비 덜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전망된다는 특징도 있다. 일본은 금리인상을 진행 중이고, 호주는 이달 금리인하 이후 연중 동결 전망이 나온다.
향후 분트 충격파가 지속하면 아시아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분트 10년물 금리가 중기적으로 최고 3.75%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앞으로 80bp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글로벌 관세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까지 불확실성이 가득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분트 금리 급상승으로 인해 시장 심리가 약해졌다"며 "일본은행(BOJ)의 터미널레이트(최종금리)가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이재헌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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